이머징마켓 ‘펀더멘털’ 취약…1997 외환위기 되풀이 우려

‘신흥국 시장 어게인(again) 1997, 채권투자와 상장지수펀드(ETF) 때문(?)’

올들어 신흥국 시장이 다시 요동치면서,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1997년 외환위기 데자뷰(deja vu)를 경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악순환의 원인으로 취약한 펀더멘털 등을 지목했다.

도미닉 로시 피델리티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신흥국 시장의 동반 급락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상황과 오버랩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반복적인 신흥국 시장 요동의 원인으로 ▷취약한 펀더멘털▷직접투자보다 채권을 통한 간접투자▷ETF같은 유동성 높은 금융상품의 인기가 꼽혔다.

전문가들은 ETF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신흥국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한다. 신흥국 시장 ETF인 EPFR 글로벌의 경우 자금 규모가 3000억달러로 지난 2008년 이래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손쉬운 자금유출을 불러왔고, 올들어 빠져나간 자금 순유출 41억2000만달러 중 절반 이상인 25억달러가 ETF 상품에서 나왔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드 베레의 톰 엘리엇 투자전략가는 “최근 몇 년간 ETF가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의 주요 창구 역할을 했으나 이번엔 자금 썰물의 주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2010년 이후 회사채 발행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불안한 심리의 개인 투자자들이 회사채 펀드에서 자금을 뺄 경우 자산운용사는 대규모 회사채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경제 펀더멘털이 과거보다 개선됐으나 아직도 외풍에 대한 면역시스템은 취약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의 행동 변화도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신흥국 인프라가 향상됐고 재무건전성과 신용등급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이 어느 한 곳에서 공격적 매도가 나올 경우 신흥국시장 전반에 대해 ‘팔자’로 일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문영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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