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근로환경 제도 개선 필요”

국가인권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농축산업 이주 노동자의 장시간ㆍ저임금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인권위는 “모든 농축산업에 대해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제외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63조를 농축산업 내 세부 업종별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개정하고, 근로에 상응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농축산업 업종별 특성에 맞는 표준계약서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지난해 4~10월 전국 105곳, 160여명의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 상황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인권위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월평균 근무시간은 약 284시간이었으며, 이 가운데 33.3%(53명)는 월 근무시간이 300시간 이상이었다. 실제 근무시간이 월 378시간에 이르는 사례도 있었다.

이는 상당 부분 근로기준법 제63조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법에 따르면 모든 농축산업은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사업장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는 “최근 농축산업은 전통적인 가내 사업에서 벗어나 전문 경영에 의해 제조업화되는 점, 농한기가 비교적 뚜렷하게 존재하는 업종은 노지 작물재배업에 불과한 점, 시설 또는 공장식 작물재배업과 축산업 등은 농한기 없이 지속적인 근로가 이뤄지는 점 등을 종합해볼 때 근로시간 등 적용제외 사업장을 정할 때 농축산업의 세부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평균 임금이 127만2602원이고, ‘최저 임금 미만의 월급을 받았다’(71.1%), ‘추가 근무에 따른 수당을 받지 못했다’(61.6%)는 응답도 상당수로 나타났다.

이에 인권위는 “이주 노동자가 적절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근로계약서에 농번기 근로시간, 휴게시간, 휴일, 임금, 수당, 숙식비 등에 관한 사항을 세부 기재하는 등 농축산업 업종별 특성에 맞는 표준근로계약서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업주가 임금 및 수당 등을 지급할 때 법정 근로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사업주 대상 교육과정에 임금 및 수당 등 근로 기준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이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주 노동자의 숙소형태는 컨테이너나 패널로 지은 가건물이 67.7%를 차지해, 최소 기준 이상이 제공될 수 있도록 법령에 숙소 기준을 마련하고 직장건강보험에 미가입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했다.

김기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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