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색’ 빼는 김한길, 뭉쳐서 이기는 민주당 만들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야당(Opportunity Party). 사전적으로는 정당 정치에서 정권을 잡고 있지 아니한 정당, 어원 그대로 ‘반대’하는 것이 존재이유가 되는 정당이다. 이러한 야당을 가리켜 영국에선 국왕의 영예로운 반대당(His Majesty‘s Honorable Opposition Party)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제1야당 민주당이 흡사 ‘더불어 여, 참여할 여’ 자의 ‘여(與)당’과 너무나도 닮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것도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 관철을 위해 지난해 12월 “직을 걸겠다”던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말은 온 데 간 데 없고, 대신 “국민의 신용정보가 불법 유출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원인과 책임, 근본적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김 대표가 또 북한인권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내부에선 총질하지 말라”며 당내 통일된 목소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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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야당의 전유물이었던 ‘정권심판론’은 되려 여당에서 꺼내들고 있다. 민주당 소속 현역자치단체장이 다수인 만큼 6월 지방선거는 현역에 대한 ‘중간평가론’ 프레임을 만들어 가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하는 전대미문의 대형 사건을 두고도 정권심판론을 띄우지 못하는 지도부는 무엇하나 절실한 게 없다”면서 “‘가치’로 뭉친 민주당의 역할이 후대에 어떻게 기록될 지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지도부를 공격했다.

정당개혁 방안 등을 둘러싼 민주당 내 노선갈등은 벌써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혁신하고 뭉쳐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김 대표의 리더십이 미처 발휘되기도 전에 당내 논란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셈이다.

친노측 당 관계자는 “이 때문에 당 브레이커(Breaker)라는 그(김한길 대표)의 전력이 입방아에 오르는 이유”라면서 “어떤 계층과 집단을 대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없이 그저 ‘친노색 빼기’와 ‘중도적 정당’으로만 가려고 한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실제 참여정부 이후 김 대표는 ‘친노 색깔’을 지우기 위해 부심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 노무현 프레임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했다. 이후 민주당의 박상천 세력과 함께 중도개혁통합 민주당으로 합치고, 2007년 대선을 앞두고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결합했다.

이어 19대 국회에서는 당 대표가 되면서 민주통합당을 민주당으로 또 한 차례 당명을 변경했다. 이 역시 대선 패배 책임론에 따른 ‘친노 색깔’을 빼기 위한 방편 중 하나다.

한편 2007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김 대표는 18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당시 명분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누군가가 져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대선을 앞두고 결행한 탈당과 통합 등 일련의 ‘정치적 실험’이 성공으로 끝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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