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이 오래 살아남는다

30대 여성 박모 씨는 알뜰하고 특별히 과소비를 하지 않는 평범한 주부지만 언론 등을 통해 공정무역이나 착한 소비와 관련된 얘기를 들으면 괜한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이에 사회적기업 제품과 협동조합 제품을 조금씩 구매하기 시작했다.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생각보다 만족스러워 구매량을 점차 늘리고 있다.

‘착한 소비’가 주요 구매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사회적기업이 각광받고 있다. 일반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생존율을 보이며 새로운 기업 형태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에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의 경우 모두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인증기업의 생존율도 82.7%에 달했다. 지난해 말까지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은 모두 1012개다.

일반기업의 생존율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설립된 신생 기업들 가운데 5년 후 생존율은 29.6%에 불과하다. 1년간 살아남은 기업도 61.3%에 머문다.

이는 소비자들이 ‘착한 기업’에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보험연구원 조사에서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사회적 책임을 잘 이행한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자가 85.9%에 달했다. 사회적 책임에 소홀한 기업의 상품을 일부러 사지 않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도 73.1%나 됐다. 사회적인 평판도가 나쁜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미국의 경향 분석 연구기관인 ‘트렌드 와칭’은 “죄책감을 덜 느끼는 소비가 새로운 경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사회적기업들은 환경, 보건뿐 아니라 문화, 교육, 관광 등 다양한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 IT 관련 사회적기업의 경우 사용자가 스마트폰 게임으로 가상나무를 키우도록 하고 기업들에 이 게임을 통해 광고를 하도록 함으로써 수익을 올리고 있다. 가상나무는 기업의 광고비를 통해 실제 숲으로 변모된다.

또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농산물 직거래 사업을 벌이는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에는 사회적기업의 마케팅 및 홍보를 돕는 사회적기업도 등장했으며, 대기업의 지원 및 연계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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