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 “유니폼도 경쟁력이다” 소치올림픽 유니폼 전쟁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유니폼도 경쟁력이다. 다음달 8일(한국시간) 개막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각국 선수단이 최근 잇따라 선수단 단복과 유니폼을 발표하면서 보이지 않는 패션 경쟁에 돌입했다. 참가국들은 자국의 간판 디자이너를 앞세워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충족시키는 역대 최고의 유니폼을 제작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한창이다.

가장 대표적인 국가는 미국이다. 2012 런던올림픽 때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미국은 런던올림픽 때 세계적인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디자인한 유니폼을 공개하며 한껏 의기양양했다. 하지만 얼마 후 이 유니폼들이 모두 중국에서 만들어진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으로 밝혀지면서 망신을 샀다. ABC 등 미국언론들은 “올림픽이 시작되기도 전에 중국이 미국의 금메달을 앗아갔다”고 꼬집었고 미국 의회도 “미국 선수단은 우리의 자랑이다. 반드시 미국산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이번 소치올림픽을 절치부심의 기회로 삼았다. 미국올림픽조직위원회는 최근 화이트와 레드, 네이비 컬러가 조화된 선수단복을 발표했다. 이번에도 랄프 로렌이 디자인했지만 디자인보다 더 큰 관심사는 ‘어디에서 만들어졌는가’였다. 랄프 로렌은 “오레곤주 목장에서 양털을 공수해와 펜실베이니아주와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옷감을 짜고 염색했으며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스웨터를 완성했다”며 원산지부터 제조공정까지 ‘메이드 인 USA’임을 강조했다. 
 

대한체육회(회장 김정행)가 23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챔피온하우스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2회 소치동계올림픽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을 열었다. 행사가 끝난후 김재열 선수단장이 단기를 흔들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독일은 간판 브랜드인 아디다스와 보그너가 제작한 컬러풀한 유니폼으로 눈길을 모았다. 한때 독일의 무지개 컬러 디자인이 러시아의 반동성애법에 대한 저항의 의미가 아니냐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독일 측은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이탈리아는 런던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디자인했고 프랑스는 라코스떼, 스웨덴은 H&M, 일본은 미즈노 등 간판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앞세워 패셔너블한 유니폼을 제작했다.

개최국 러시아 선수들은 자국 스포츠브랜드 보스코가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는다. 러시아 전통 의상을 모티브로, 기능성과 편안함에 중점을 뒀다고 제작사 측은 설명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지난 23일 결단식을 통해 휠라가 제작한 단복을 처음 공개했다.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12월 대한체육회 공개 입찰을 통해 소치동계올림픽 국가대표팀의 단복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휠라 관계자는 “태극 문양과 색상, 그리고 전통 기와 문양을 디자인 모티브로, 우리 고유의 정서를 역동적인 느낌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다”며 “특히 과학적인 패턴과 고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 기능성을 완벽히 조합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anju1015@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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