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몽니? 밀당? 이산가족 실무접촉 무산…南 외교안보사령탑 부재도 아쉬워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몽니인가 ‘밀당’인가.

북한은 우리 정부가 29일 열자고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관련 남북 실무접촉에 대해 가타부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로써 29일 실무접촉은 일단 무산됐다.

북한은 다음 달 17~22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갖자는 정부의 제안에 이틀 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28일 오후 4시 판문점 연락관 연장근무를 먼저 제안해왔다. 하지만 오후 6시10분께 ‘오늘은 전달할 내용이 없다’며 철수했다. 정부의 제안을 수용하거나 실무접촉 시기내지 장소를 수정제의할 것이라는 예측에서 벗어난 반응이었다.

북한이 시기까지 남측이 편리한 대로 정하라며 적극적으로 나왔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놓고 미적거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실무적 준비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실무접촉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유감이지만 판문점 연락관 연장근무를 제안해왔다는 점에서 내부 준비나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곧 답변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시기와 관련해 양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일방적으로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밀당’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이 우리 군의 28일 서해 해상사격훈련에 불만을 품고 몽니를 부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서해 해상사격훈련 전날 군 통신선을 통해 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 ‘엄중한 후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정당한 훈련이란 이유로 거부했다.

북한이 군사훈련이 진행중인 당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다루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산가족 상봉 추진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서해 해상사격훈련은 기상상태에 따라 연기 내지 취소도 가능한 훈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산가족 상봉을 언급한 마당에 북한에게 빌미를 줄 수 있는 서해 해상사격훈련을 굳이 이 시점에 진행했어야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노무현 정부 때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나 이명박 정부 때 김태효 전 대외전략비서관 같은 외교안보사령탑이 없기 때문에 대북정책 전반에서 혼선이 빚어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12월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와 사무처 설치를 골자로 하는 국가안보실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한달이 넘도록 NSC 사무처장을 임명하지 못하는 등 개점휴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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