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도 혁신 · 구조조정에서 예외일 수 없다

교육부가 유례없이 강도 높은 대학 구조개혁안을 내놓았다. 모든 대학을 절대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입학정원 감축, 국가장학금 지원 중단, 학자금 대출 제한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구조개혁 무풍지대인 대학가에 진짜 구조혁신 바람이 불지 기대가 크다. 저출산 여파로 2023학년도에는 입학정원보다 학생 수가 16만명이 부족해 질 게 분명한 상황에서 10년 앞을 내다본 선제적 조치라 평가할 만하다.

이번 구조개혁안에 따르면 ‘매우 미흡’ 판정을 받으면 정원 대폭 감축, 국가장학금 전면 중단과 함께 자발적 퇴출이 권고된다. ‘미흡’이면 평균 이상의 정원 감축과 국가장학금 미지급의 제재가 주어진다. 특히 2년 연속 ‘매우 미흡’ 판정을 받으면 강제퇴출된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지금부터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문을 닫기 싫으면 평생교육이나 국제화 등 특성화 대학으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강도 높은 개혁안에 대학가, 특히 지방 대학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학생 수가 곧 재정문제와 직결되니 정원 감축은 곧 사형선고나 다름 아닐 것이다. 물론 지방대가 그 지역에서 맡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역할도 가볍지 않다. 그렇지만 재단 하나 만들어 놓고, 학교는 적자 나도 재단은 돈을 버는 비정상이 더 이상 용납되어선 안 된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는 대학은 존립 가치가 없다. 수도권 대학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공정한 평가다. 누구든 결과에 수긍할 수 있게 객관적이고 사심없는 다면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될 ‘대학구조개혁위원회’에 투철한 사명감과 함께 무거운 책임도 부여해야 한다. 법적ㆍ제도적 기반도 절실하다. 구조개혁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평가지표 개발, 평가 등급 부여, 후속 조치 권한까지 법적 근거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평가에 불복하는 대학들로 오히려 사회적 분란만 커지게 된다. 지역 갈등을 조장할 수도 있다. 여야와 국회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자발적으로 구조혁신하는 학교에는 과감한 반대급부를 주어야 한다. 평가 시 가점을 주는 방안이 좋을 것이다. 입학정원 감축과 병행해 일정 비율을 다문화 혹은 신흥국 등의 유학생들로 채우는 적극적인 학생모집 방법도 검토할 만하다. 부디 이번 혁신안이 또 다른 ‘대학 서열 만들기’가 되지 않고 제대로 된 대학 개혁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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