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인터뷰]임시완 “스물일곱,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요”

‘얼떨떨’ ‘막연하다’ ‘와 닿지 않는다’ ‘실감나지 않아요’. 2014년을 맞이하자마자 ‘천만 배우’로 등극한 임시완의 입에서 나온 몇 가지. 소감을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얼떨떨하다”는 그의 말처럼 1000만이라는 숫자는 피부로 와 닿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첫 영화로 이뤄낸 성과라 더욱 그럴 수밖에.

지난 2010년 남성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ZE:A)로 데뷔한 임시완. 가수로서는 어느덧 데뷔 5년 차다. 준수한 외모와 똑 부러지는 말솜씨로 주목을 받았으나 그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한 것은 2012년 출연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서다. 허염의 어린 시절 역을 맡아 연기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KBS2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 이장일의 어린 시절을 연기, 다른 아이돌 스타와는 달리 ‘연기돌’이라는 수식어 보다 ‘신인 연기자’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린다는 대단한 평가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2013년 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을 만났고, 2014년 새해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조금씩 도전한 결과, 임시완은 큰 성과를 얻었다. 여전히 섣불리 들뜨지 않으며 “모든 것은 훌륭한 선배님들 덕분”이라고 말하는 그. 임시완의 2014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능력 이상의 것을 얻었어요”

“800만 관객 돌파부터 이미 천만을 기정사실화 하고 축하 인사를 받았어요(웃음)”

천만 돌파 직전부터 후까지 그를 향한 축하메시지는 이어지고 있다. 새해 아주 큰 선물을 받은 셈이다.

“솔직히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이에요. 앞으로 많은 작품을 더 해보면 이번에 경험한 이 기록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 수 있겠죠? 천만이 워낙 높은 스코어이다 보니, 더 많은 걸 바라면 안 될 것 같아요. 스코어적인 면에서 천만 영화를 경험해봤다 정도로만 생각하려고요”얻은 것이 많아 무서운 건 없는지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 역시 어른스러웠다.

“가지려고 하면 두려워질 텐데, 그리고 마음의 여유도 없어지고. 하지만 지금 저는 충분히 능력 이상의 것들이 들어와서 이보다 더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서운함이 없을 정도예요. 능력 이상의 것을 받았으니 아쉬울 것도 없죠” 들뜨고 부푼 마음 대신 앞으로 나아갈 길에 집중하려 했다. 하지만 처음 경험한 세계에서 느낀 짜릿함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보려고 많이 노력 중이에요. 물론 막연하고 피부로 느껴지는 건 없어요. 하하. 아무래도 감이 오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가지, 관객들이 영화가 끝난 뒤 기립 박수를 쳤을 때는 전율이 느껴지더라고요. 앞으로도 그날의 경험은 쉽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인상 깊었습니다”

유독 ‘변호인’에 대한 질문에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잠시동안 생각에 빠졌고, 신중하게 말을 내뱉는 그였다.

“영화 속 접견실 장면은 아직도 잊지 못해요. 고문신 직전에 경각심을 갖게 하도록 선배님들께서 그 전에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세세하게 가르쳐 주셨죠. 그 과정에서 저에 대해서 성찰할 수 있었어요”

숨 한 번을 내어 쉬고는 또 다시 말을 이었다.

“갓 덧셈, 뺄셈을 공부하는 사람이 미적분을 푸는 광경을 본 거예요.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서 배운 것이 참 많죠”


◆ “스물일곱,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죠”

떠들썩한 주위와는 달리 임시완은 오히려 담담했다. 이유는 송강호, 김영애, 곽도원 등 걸출한 연기력을 지닌 선배들 덕분에 이룰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굳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을 내다봤다.

“스물일곱 살이에요. 가야 할 길이 멀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큰물을 만나 본 거죠. 나가야 할 길을 미리 만난 것이고, 물론 한참 멀었지만 전까지는 막연했던 미래의 방향을 잡아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어요”송강호를 통해 배운 ‘나를 객관화 하기’, 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임시완’을 위해 노력해나갈 생각이다.

“실제 저의 모습 이상으로 대중들이 높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기대치를 따라가는 것, 충족시켜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일차적인 의무죠”

스물일곱, 가야 할 길이 멀고 2014년도 이제 시작이다. 그는 능력에 비해 큰 성과를 얻었다고 했지만, 노력 없이는 기회도 없고 성과 역시 마찬가지다. 요란하지 않게 내공을 쌓으며 노력한 결실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지금.

“선배님들 덕분에 할 수 있었던 능력 이상의 연기, 굉장히 감사하고 다시 없을 값진 경험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앞으로 깨야 할 것이 돼 버렸어요. 진우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 꽤 높은 벽이 생긴 거죠”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럽지만, 마음속은 꿋꿋하고 굳세다는 의미의 한자성어 외유내강(外柔內剛). 임시완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믿음직한, 어떤 것을 맡기더라도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생을 통틀어서는 여유를 갖고 살고 싶어요. 노력은 멈추지 않지만 마음의 여유를 지닌 사람, 어려울까요? 하하”


‘쨍’하게 임시완의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2014년 갑오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부터 주신 큰 사랑과 관심, 정말 감사합니다. 하시는 일 모두 잘 되기실 바라고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진 김효범작가(로드스튜디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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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떨떨’ ‘막연하다’ ‘와 닿지 않는다’ ‘실감나지 않아요’. 2014년을 맞이하자마자 ‘천만 배우’로 등극한 임시완의 입에서 나온 몇 가지. 소감을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얼떨떨하다”는 그의 말처럼 1000만이라는 숫자는 피부로 와 닿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첫 영화로 이뤄낸 성과라 더욱 그럴 수밖에. 지난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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