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암행어사인가 봉이 김선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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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JJ 그랜드 호텔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엘로힘의 데이빗 차 대표(가운데)가 자신들의 적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암행어사인가 봉이 김선달인가’

지적 재산권에 대한 보호 규정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주지역의 한국음악 저작권을 대행하고 있는 음악출판사라고 밝힌 엘로힘 이피에프(http://elohimepfusa.com/, 이하 엘로힘)가 등장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엘로힘은 29일 LA 한인타운 JJ 그랜드 호텔에서 저작권 전문 변호사 에반 코헨을 대동해 기자회견을 열고 약 200여명의 작곡가들과 체결한 약 5만 여곡에 대한 계약서를 제시하면서 자신들이 적법한 단체임을 강조했다. 엘로힘의 데이빗 차 대표는 “한국의  작곡가들이 미국까지 와서 자신들이 창작한 작품의 권리행사를 하는 게 힘들어 이들로부터 권리를 양도받아 위탁 관리를 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권리를 대행하고 있는 노래를 사용하는 업체들은 자진 신고하고 이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며 만일 이를 거부하면 저작권 권리 침해에 대한 소송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로힘의 단속 대상은 노래방은 물론,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요식업체와 교회(복음성가)등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소 대부분이 포함돼 그 단속대상이 실로 광대하다. 다시말해 공공 장소에서 노래를 트는 곳 어디든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엘로힘의 주장은 자체만으로는 타당하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한인 업소들이 이런 저작권을 무시하고 아티스트들의 창작품을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협회도 아닌 일개 회사가 단속을 하겠다는 것 자체에 언잖은 반응이다. 엘로힘이라는 회사의 정체와 목적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 엘로힘이 각 음반제작사나 가수 등으로 부터 저작권 권리 행사 대행에 관한 위임을 적법하게 받았는지도 의심하고 있다. 또 노래방에서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 미국 저작권법상에 접촉되는지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진 신고를 요구하고 돈을 내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시말해 단속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겁을 주고 알아서 돈을 내라는 식은 아니라는 견해다.

게다가 수년에 한번씩 한국 음악 저작권 사용료를 징수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 일이 없었다며 이들이 정말 징수 권한이 있는 회사인지를 공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만일 엘로힘의 모든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엘로힘은 ‘암행어사’가 돼 엄청난 여파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노래방 업계에는 폐업을 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공연 관련 업계도 침체기를 맞을 수있다. 반면 엘로힘이 법적 효력이 없다면 이는 ‘봉이 김선달’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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