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프로즌 그라운드’, 존 쿠삭과 니콜라스 케이지의 진검 승부

  • ‘프로즌 그라운드’(스콧 워커 감독)는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르는 영화다. ‘살인의 추억’처럼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범인을 놓치는 허탈함은 제공하지 않는다. 형사들은 충실하게 증거를 따라가고 위기에 빠진 피해자를 성공적으로 구출해 성공적으로 진범을 체포한다. 여러 가지 요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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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프로즌 그라운드’, 존 쿠삭과 니콜라스 케이지의 진검 승부


‘프로즌 그라운드’(스콧 워커 감독)는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르는 영화다. ‘살인의 추억’처럼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범인을 놓치는 허탈함은 제공하지 않는다. 형사들은 충실하게 증거를 따라가고 위기에 빠진 피해자를 성공적으로 구출해 성공적으로 진범을 체포한다.

여러 가지 요소에서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과 강간연쇄살인범을 추격하는 형사와 교묘하게 빠져나가려는 용의자, 잔인한 살해방식은 ‘살인의 추억’을 닮았다.

그렇다고 해서 ‘프로즌 그라운드’가 어떤 범죄영화를 답습하는 지루한 영화라는 뜻은 아니다. 사건 자체가 가진 흥미로움과 니콜라스 케이지, 존 쿠삭이라는 두 주연의 연기는 순식간에 관객들을 몰입하게 한다.

로버트 한센(존 쿠삭)은 80년대 미국을 충격에 빠트렸던 잔인한 연쇄 살인마다. 그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들을 납치, 강간 한 뒤 마치 사냥을 즐기듯 총으로 쏘아 살해했다. 사건 자체가 가진 드라마틱한 요소는 극 내내 관객들을 단단히 붙잡고 이끌어간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이에 맞서 믿음직스러운 형사 잭 할콥을 연기한다. 물론 관객들이 범인을 잡으려는 형사에게 몰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이코패스 로버트 한센의 과거나 사건 배경이 정확하게 묘사되지 않는 것 또한 관객들이 잭 할콥에게 몰입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니콜라스 케이지는 그 이상을 보여준다. 그가 보여주는 진실한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커다란 신뢰를 가지게 한다.

납치를 당하고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피해자인 신디 폴슨을 역의 바네사 허진스 역시 이 사이에서 밀리지 않는다. 매춘부를 연기하는 바네사 허진스는 시종일관 반항적인 눈빛과 사실적인 연기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그녀의 삶에 대해 많은 부분이 노출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어느새 절로 그녀의 행복을 기원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피해 여성들에게 가지는 경건한 태도다. 물론 실제 사건에 영화적 각색이 들어갔겠지만 극은 절대 그 여성들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다. 덕분에 일부 관객들은 영화가 조금 늘어진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 때의 그 상황을 최대한 살리려는 조심스러운 배려로 보인다. 영화는 이 영화의 모티프가 실화임을 강조하고, 엔딩 크레딧에서는 피해 여성들의 사진을 보여주는 등 최대한 조심스럽게, 그리고 경건하게 그들을 존중한다. 영화의 호흡을 빠르게 살리는 대신 사건의 비참함을 보여주는 것을 선택한 태도는 경건하기까지 한다.

‘프로즌 그라운드’는 어렵지는 않지만 힘든 영화다. 이는 실화를 모티프로 한 범죄스릴러물이 가지는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일 것이다. 그러나 ‘프로즌 그라운드’는 사건에 대한 존중과 영화적 긴박감 모두를 최대한 살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훌륭한 범죄스릴러물이라는 평을 들을 만 하다. 2월 6일 개봉.
속보팀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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