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만화전’ 잇단 취소…日 로비에 밀렸나?

[헤럴드생생뉴스] 한국 정부가 30일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홍보전시회를 준비했으나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일본의 영향력을 미리 계산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성가족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이날 ‘지지 않는 꽃’을 주제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 만화 기획전에 위안부 할머니를 초청하고 한국관 극장에서 위안부 애니메이션을 상영해 위안부 피해실상을 널리 알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만화제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초청받지 못했고 애니메이션 상영도 좌절됐다.

결국 기획전 주제인 ‘지지 않는 꽃’의 만화 작품들만이 주로 전시됐다.

이와 관련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은 기획전을 준비하는 동안 일본과 만화제 주최 측의 압력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조 장관은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초청하고 애니메이션도 상영하려고 했는데 만화만 남게 됐다”면서 “만화로 위안부 문제를 알리려고 했는데 앙굴렘에서 만화 이외의 행사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산하려면 주최 측을 어렵게 하지 않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면서 일본 측과 주최 측의 요구로 행사를 축소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지난 29일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앙굴렘 만화제 위안부 기획전 소개 내외신 기자 설명회도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이와 관련 한국 측이 만화 매니아의 최고 축제로 여겨지는 앙굴렘 만화제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행사를 강행하려다 망신만 당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앙굴렘 만화제의 최대 후원자로 알려진 일본의 영향력은 물론 축제가 정치 문제와 얽히지 않으려는 만화제 주최 측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아마추어적으로 접근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올해로 41회를 맞는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은 7000여명의 만화작가ㆍ만화 출판관계자를 비롯해 800여명의 각국 언론인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만화 축제이다.

올해 앙굴렘 페스티벌은 1차 세계대전(1914~1918) 100주년을 맞아 전쟁 고발이나 전시 여성 성폭력 등을 다룬 만화를 다수 선보인다. 위안부 피해자 기획전도 이 같은 취지에 맞춰 준비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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