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아있다” 강한 인상 남긴 피델 카스트로

중남미 정상 잇단 접견…자택 방문 반기문 “강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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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쿠바 야구선수들의 사진을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

피델 카스트로(87)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자국에서 열린 중남미 정상들의 회의를 계기로 자신의 건재를 국제사회에 각인시켰다.

30일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와 온라인매체 쿠바데바테 등에 따르면 피델 카스트로는 28∼29일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2차 정상회의 기간 다수의 역내 정상들과 만났다.

아바나의 자택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을 불러들였다.

또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내외,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페루 대통령, 호세 무히카 우르과이 대통령도 그의 집을 방문해 얘기를 주고받았다.

페르난데스 대통령과는 각국 정상 중 가장 처음 만나 오찬을 함께 했고, 아바나 무역 특별개발지구에 큰 자본을 투자한 호세프 대통령과는 양국간 투자를 논의했다.

반 총장은 피델 카스트로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그의 건강상태에 대해 말을 많이 들어왔지만, 내가 본 바로는 정신적으로 기민하고 육체적으로 강했다”며 “국제사회의 현안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 총장은 시리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분쟁을 포함해 유엔의 천 년 발전 목표와 지속 가능한 개발, 기후 변화 등의 현안에 관해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특히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CELAC 정상회의가 끝난 뒤 별도의 국빈 방문 일정으로 29일 밤 피델 카스트로의 자택을 찾았다.

피델 카스트로는 혁명을 준비하던 시절 멕시코에서의 기억을 회고하면서 니에토 대통령에게 우호와 협력의 연대감을 나타냈다고 그란마가 보도했다.

피델 카스트로가 자택에서 이들 정상을 만나는 사진은 그의 아들 알렉스 카스트로가 촬영해 쿠바데바테에 실렸다. 사진에 등장한 그는 연루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눈빛만큼은 또렷해 정신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풍겼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동생이자 현 국가평의회 의장인 라울 카스트로(82)가 주도한 이번 회의에서 피델 카스트로는 측면 외교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는 작년 말부터 공개 석상에 자주 등장하지 않아 국제사회에 건강 악화설이 분분했으나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이를 불식시켰다.

멕시코시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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