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실험 실패… ‘홍心’은 결국 유럽에?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국내파 선수들의 뼈아픈 실패를 안고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다. 때마침 박주영(왓포드)은 새 소속팀을 찾아 3개월여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고 박지성(에인트호번)은 풀타임 활약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홍심은 결국 ‘양박’과 유럽파를 향하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따끔한 경험을 하고 3일 오전 귀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과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며칠 더 머무른 뒤 유럽파 태극전사들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유럽행에 오른다. 홍 감독은 최근 팀을 옮긴 박주영, 구자철ㆍ박주호(이상 마인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비롯해 소속팀에서 맹활약 중인 기성용(선덜랜드) 등의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대표팀 복귀 불가를 재차 강조한 박지성도 만나 ‘복귀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달 13일부터 브라질과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세차례 평가전을 가졌다. 월드컵에서 베이스캠프로 사용할 브라질 파라나주의 포즈 두 이구아수시에서 일주일 동안 체력 훈련을 한 뒤 미국 LA로 이동해 코스타리카(1-0 승), 멕시코(0-4 패), 미국(0-2 패)과 차례로 평가전을 치렀다. K리그와 일본 J리그 선수들로 꾸려진 대표팀은 3주 간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상처뿐인 결과를 받아 들었다. 홍명보 감독은 “많은 것을 얻은 전지훈련이었다”고 자평했지만 국내 여론은 비난 일색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국내파 선수들은 “최종엔트리의 80%는 완성됐다”는 수장의 맥빠진 새해 일성을 듣고 전훈에 나서야 했다. 강한 동기를 찾기 힘들었다. 결국 평가전은 이렇다할 전술 없이 무딘 공격력, 불안한 수비, 엉성한 조직력을 새삼스레 확인하며 1승2패(1득점 6실점)로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월드컵 최정예 멤버가 모두 빠진 상황에서 수억원의 비용을 들이는 전지훈련이 과연 필요한가 하는 ‘전훈 무용론’까지 대두됐다. 결국 전훈 멤버 가운데 김신욱(울산) 이근호(상주) 김진수(니가타) 이용(울산)과 골키퍼 3명 정도만 본선에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이는 전훈 이전에도 예상 가능한 리스트였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서 들려온 소식은 핑크빛이다. 박주영이 이적시장 마감일에 잉글랜드 2부리그인 왓포드로 옮긴 데 이어 3일(한국시간) 96일 만에 실전에 나섰다. 박주영은 이날 브라이턴 호브 앨비언과 2013-2014 챔피언십 홈경기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교체 출전해 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아스날 소속이던 지난해 10월 30일 첼시와 캐피털원컵 4라운드에서 후반 36분 교체 투입된 이후 처음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유럽 출장에서 박주영의 실전 감각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최종엔트리 합류를 확정지을 전망이다. 더불어 설 연휴 나란히 골을 터뜨린 구자철과 박주호, 소속팀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레버쿠젠)과 기성용 등에도 확실한 믿음을 보이고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3일 네덜란드 정규리그에서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박지성과는 대표팀 복귀와 관련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번 유럽 출장은 결국 ‘홍명보의 80%’를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이 됐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3월 6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릴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유럽파 선수들을 총동원해 사실상 월드컵 최종엔트리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범자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