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권고수용률 100%” 자화자찬 ‘꼼수’ 지적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정책 권고 수용률 100%를 달성했다고 공개하자 자의적 기준에 따른 ‘꼼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3일 인권위가 공개한 ‘연도별 정책 권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정책 권고수용률은 인권위가 처음 정책 권고를 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00%를 기록했다.

권고수용률은 인권위의 권고 의견을 피권고기관이 얼마나 많이 수용하기로 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피권고기관이 “권고를 수용해 정책을 개선하겠다”고 회신한 ‘수용’ 건수를 전체 권고 건수로 나눠 권고 수용률을 계산한다.

정책 권고 수용률은 매년 60∼70% 선을 유지해왔으나, 2009년 7월 현병철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2010년(61.9%)을 제외하면 2011년 93.8%, 2012년 90.5%로 모두 90%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지표상 숫자만 개선된 것으로 ‘수용률 100%’라는 결과는 실제 현실과 괴리가 크다.

실제 지난해 인권위가 외부기관에 한 정책 권고 26건 중 외부기관이 ‘수용’ 결정을 내린 권고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5건은 권고 내용 중 일부만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의 ‘일부 수용’으로 처리됐고 나머지 20건은 피권고기관이 수용 여부 결정을 회신하지 않아 ‘검토 중’으로 분류됐다.

인권위는 권고 수용률을 계산하면서 ‘검토 중’으로 처리된 20건은 수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통계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일부 수용’은 ‘수용’으로 포함해 계산했다.

결국 지난해 권고 수용률은 ‘검토 중’인 20건을 뺀 6건만 계산 대상이 됐고 이 가운데 ‘일부 수용’ 5건도 모두 ‘수용’에 포함되면서 ‘수용률 100%’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인권전문가들은 ‘권고 수용률 100%’는 인권기관의 특성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 인권위 관계자는 “검토 중인 사안 중 ‘90일 회신 기한’을 지키지 않은 것들은 사실상 인권위 의견을 무시한 것이고, ‘일부 수용’도 권고의 핵심내용을 불수용한 경우가 많아 이는 모두 불수용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위원장 취임 이후 인권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권위가 실추됐다는 비판을 많이 받다 보니 수용률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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