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돌날’, 삶의 무게 느끼게 해준 단막극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 단막극 ‘돌날’이 단막극의 특별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2일 방송된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4의 두 번째 이야기 ‘돌날’(원작 김명화, 극본 서유선, 연출 김영조)은 단막극의 고유한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참신함을 더해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돌날’은 대한민국 386세대가 젊은 날의 꿈을 잃어버린 채 점점 마모되어가는 모습을 정숙(김지영), 지호(고영빈) 부부의 둘째 아이 돌잔치 풍경 속에 담아냈다. 가장 극적인 삶을 살았던 청춘들의 후일담이기도 했다.

희망으로 가득 찼던 20대를 함께 보낸 이들이 돌잔치에 모였다. 그들은 때로는 눈 감고, 입 닫고, 귀 닫고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거나 혹은 속물근성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현실에 굴복하고 무릎 꿇기가 어려워 더 괴롭고 고독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삶은 살아갈 가치가 있음도 느끼게 해주었다. 


후반부 경주(서유정)의 등장은 단막극만이 가능한 기발함과 반전을 동시에 선사했다. 소울메이트로서 청춘을 함께 보냈던 경주가 사랑했던 인물은 지호가 아닌 정숙이었던 것이다. ‘돌날’은 국내 드라마나 영화에서 조차 접하기 힘들었던 동성애 코드를 담아내며 세상의 편견에 도전하고자 했다.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김영조 감독의 실험적인 연출과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중견 배우들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편, 오는 9일에는 KBS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4의 세 번째 작품으로 김C, 우희진, 신소율이 출연하는 불혹로맨틱 코미디 ‘들었다 놨다’가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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