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깐족 진행’ 정착시켰다(인터뷰)

“이제 발사대에 로켓을 꽂은 거다. 2014년은 로켓을 쏘아올리는 해다.”

현무의 시대가 오는 것일까. 요즘 전현무가 날고 있다. 설연휴 특집 진행을 몇개 했느냐만 봐도 전현무의 인기는 금세 체감된다. 잠깐 인터뷰 하는 데도 PD들이 찾는 전화가 연신 울려댔다.

2012년 9월 KBS를 떠났으니 프리랜서 생활이 1년 4개월이 됐다. 전현무는 “처음에는 불안감과 설렘중 불안감이 더 많았다면 이제는 설렘이 더 많다”면서 “하고 싶은 영역에 더 많이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현무가 업그레이드 된 것은 깐족 진행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완전히 정착시켰다는 점이다. 과거 언뜻 드러나곤 했던 불편했던 일부 요소들이 사라졌다. 인위적이거나 가식적이지 않고 진짜로 여겨진다. 이 점을 가잘 잘 보여준 것이 ‘히든싱어‘다.


”깐족 진행은 KBS 시절부터 계속 해왔다. 전에는 마구잡이 깐족진행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다듬어졌다. 프리랜서라는 비정규직이 되면서 자기 색깔이 없으면 죽겠구나 하는 점을 꺠달았다. 색깔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자기 색깔을 약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앞으로 맡을 ‘K팝스타3’의 진행은 ‘히든싱어‘와 다르게 간다. 까부는 것보다 진행에 무게를 둘 것이다. 웃음은 약간 누르고 다양성을 보여줄 것이다.“

그는 ‘히든싱어2’에서 깐족 멘트와 애드립으로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했다. 휘성 모창능력자인 김진호가 1위를 차지하고 울자 “울지마 바보야”라는 애드립을 구사했다. 김진호는 “나는 정말 괜찮아”라고 응수했다. 전현무는 ‘용접공 임창정‘ 조현민의 노래를 듣고 객석에 있는 임창정에게 “임창정씨가 용접만 배우면 완전히 똑같아”라고 말했다.

“생방송에서 순간적으로 나온 것이다. 내가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했을까 생각하면 뿌듯하다. 자기 몸에 딱 맞는 프로그램을 만나면 생각지 못한 애드립이 나온다. ‘히든싱어’와 궁합이 잘 맞는다.”

전현무는 애드립 창작의 고통이 있지만 빵 터질 때의 쾌감이 좋아 항상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히든싱어2’에서 광고와 관련된 멘트를 할때 항상 다르게 했다고 한다. 마지막에는 “이제 더 이상 광고 없으니까 짜증내지 마시라”고 했다.

전현무에게 깐족 베스트를 선정해달라고 했다. “내가 봐도 얄미운 것은, 김범수 편에서 김범수가 1라운드에서 1표차로 살아남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2~3라운드쯤 ‘김범수씨, 한 표차로 이기는 것 잘하잖아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점점 더 들어가니 전현무의 깐족진행 스킬이나 노하우가 궁금해졌다.

“책을 읽고 연습으로는 안된다. 내 피안에 장난치는 유전자가 있다. 과거부터 친구에게 가장 많이 듣었던 말이 ‘한 대 쥐어박고 싶다‘였다. 나는 외줄 타는 멘트를 많이 했다. 지금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균형을 조금 배웠다. 사람들이 아휴~하면서도 좋아한다.”

전현무는 깐족거리고 놀리는 진행은 포장법이 중요하다고 했다. 깐족의 마무리를 알게 된 것이다.

“‘히든싱어’는 원조가수가 잘하고 못하고의 실력을 평가하는 게 아니다. 얼마나 모창을 담기 위해 노력했느냐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모창능력자가 원조를 이겨도 원조가 자존심이 상할 이유가 없다. 팬의 연습이 대단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또 모창능력자가 원조를 못이기면 과거에는 그냥 ‘떨어졌다‘고만 말했는데, 이제는 역시 넘사벽을 꺾기는 힘든 것 같다고 말한다.”


전현무는 MC로서 차별화를 중시한다. ‘생생정보통‘을 진행할 때도 큐카드에 적혀있는 진부한 멘트를 다 지웠다.

“그냥 이상미 씨였읍니다 하고 뚝 끊는다. 그리고는 ‘가세요’라고 했다. 별 것도 아닌데 시청자들이 웃었다.”

전현무는 MBC ‘나혼자 산다‘에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했다. 30대 후반의 일반적인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김민준과는 다르다. 수상스키를 타고 고양이 집을 손수 짓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시간 나면 잔다. 뭘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다. 자전거로 처음 나갔더니 길도 못찾았다. 그게 내 모습이다. 사람들이 어쩌면 나랑 똑같냐고 한다.”

전현무가 혼자 사는 집 거실에 있는 귤에 초록색 곰팡이가 슬고, 냉장고의 김치가 썩어있었다. 그는 “집에서 어머니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시는 줄 알게됐다”고 했다.

전현무의 진행은 기본적으로 투트랙 전략이다. 그게 경쟁력이라고 한다. 메인은 MC다.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에서는 플레이어다.

“케이블 프로그램은 내가 보는 기준이 있다. 지상파에서는 일찌기 시도해지 못했던, 가능성 있는 프로그램을 고른다. 시청률에 관계 없다. 예능이 의미를 주려고 하고 너무 진정성 위주다. 그런 트렌드와 관계없이, 아무 의미 없이 박장대소하고 낄낄거릴 수 있는 예능도 하고싶다.”

전현무는 아나운서에서 엔터테이너로 상황에 맞게 잘 변화, 변주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