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과 선물의 차이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평소 친하게 지내던 다른 회사 사람이 준 상품권 한 장은 뇌물일까 선물일까.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 임직원들이 명확한 기준선을 몰라 고민할 수 있는 윤리 문제들을 쉽게 풀어주는 방식으로 제작한 ‘궁금할 때 펴보는 기업윤리 Q&A 217’을 9일 발간했다.

경조사나 명절 등을 계기로 협력사 측이 건네는 선물, 사내외에서 벌어지는 향응과 접대, 사외 강연에 나설 때 생길 만한 문제, 비윤리적 언행 및 정보보안 등 일상 업무에서 흔히 일어나지만,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사례 217개를 골라 문답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 책은 ‘뇌물’과 ‘선물’의 차이로 대가성을 꼽았다. 특히 직접적인 대가 요구가 없더라도, 암묵적인 대가가 뒤따를 수 있는 선물이라면 뇌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선물이라고 생각해 받았다가 훗날 준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그 선물은 바로 뇌물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경고다. 특히 각종 할인권이나 회원권 같은 유형의 선물 뿐만 아니라 숙박 편의 제공 같은 무형의 상품권도 뇌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문제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주요 대기업들의 사례도 담겨 있다. 사내에 선물 반송센터 등을 운영하고 의례적인 ‘성의 표시’ 수준의 명절, 승진 선물도 아예 받지 않도록 하는 기업들의 윤리 문화를 소개했다.

책자는 기업 내 반부패 규범이 강화되고 있는 선진국의 제도를 살피면서 기업윤리 문제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은 “모든 기업은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사소한 부분부터 윤리 정신을 무장해야 한다”며 “이 책자가 윤리적 딜레마에 처한 임직원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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