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이터> 외교도 내치도 결국은 경제…‘원칙의 리더십 2.0’

인사 · 기초연금 등 논란불구
무역 · 안보분야 후한 점수

대일, 대북 확고한 원칙 견지
결국은 튼튼한 경제가 버팀목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올인


“신(神)이 내게 48시간을 줬으면 좋겠다”(2013년 5월 31일 출입기자단 오찬)던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로 어느덧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그의 1년. 8700여 시간은 녹록지 않았다. ‘국민행복’을 화두로 뛴 전반기 ‘박근혜 호(號)’는 공회전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무총리와 장관 지명자들이 자질 논란 속에 잇따라 낙마했다. 방미기간 중 벌어졌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태는 불통인사 비난의 빌미를 줬다. 기초연금 관련 대선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도 오점이다. 급기야 5월, 9월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국민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 외엔 모두 번뇌”라며 진심을 토로했지만 울림은 크지 않았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정치권과의 타협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불통’ 이미지가 덧씌워진 탓에 정치ㆍ현안 갈등조정과 국민통합의 측면에서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럼에도 국정운영 지지율(한국갤럽)은 50%대의 튼튼한 모습이다. 최저 41%, 최고 67%까지 롤러코스터를 탓지만 위험선인 30%대로 떨어진 일은 없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찬사 일색이다. 취임 후 11만1209㎞를 날아 33박34일 동안 해외에 머물면서 70회의 정상외교를 펼친 노력이 헛되지 않은 셈이다.

박 대통령은 무역 트리플 크라운(무역 1조달러, 최대수출. 최대흑자) 을 달성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원칙과 신뢰의 리더십’으로 역내 안정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다.

요즘 박 대통령의 시선은 온통 경제에 쏠려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기 위한 관건은 경제라는 판단 때문이다. 외치(外治)력도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고선 ‘사상누각’이라는 자가진단을 박 대통령은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부터 주말 내내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미세조정에 올인한 걸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여러 채널을 통해 이 계획에 대한 여론의 풍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잡느냐의 여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달렸다는 절박함도 엿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결국은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중요하다. 집권 2년차엔 3개년 계획이 자리 잡게 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것이 잘 돼야 6ㆍ4 지방선거에서도 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로 보이는 경제 여건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경제발전의 온기를 서민에게까지 도달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어느 정권에서도 쉽지 않은 과제였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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