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팜한농, 농산물 생산 사업 완전 철수

경기 화성 화옹 유리온실 이어 충남 논산 유리온실도 매각 추진
사업자로 선정된 새만금 사업도 참여치 않기로 기본방침 정해
동부, 유동성 위기ㆍ농민단체와 마찰로 사업 어렵다 판단한듯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동부팜한농이 농산물 생산 사업에서 완전 철수한다. 지난해 “대기업이 토마토 농사까지 지으려 한다”는 농민단체들의 반발로 유리온실 사업을 포기한데 이어 모든 영농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동부그룹은 농업을 미래 사업으로 설정하고 종자업체 몬산토코리아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펼쳐 왔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로 동부하이텍 등 계열사와 자산 매각에 나선 데다, 농업도 ‘골목상권’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팜한농은 경기 화성 화옹 유리온실에 이어 계열사 동부팜이 충남 논산에서 운영 중인 4ha 규모의 논산 유리온실도 매각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또 사업자로 선정된 새만금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기본 방침으로 정했다.

동부팜한농은 화성 지역 농업인 생산단체 연합인 화성그린팜과 지난해 6월 화옹 유리온실 매각 계약(MOU)을 체결하고, 후속 조치를 협의하고 있다.

화옹 유리온실은 동부팜한농 자회사인 동부팜화옹이 경기 화성 화옹간척지에 세운 총 15ha 규모의 아시아 최대 첨단유리온실단지다. 하지만 일부 농민단체에서 대기업의 영농사업 진출에 반대하며 동부그룹 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했다.

이에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3월 화옹 유리온실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연말 화성그린팜과 화옹 유리온실 자산ㆍ동부팜한농 보유 온실 지분 전량을 총 35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매각 대금 350억원 중 150억원을 먼저 받고 나머지 200억원은 6년에 걸쳐 분할해 받는 조건이다.

화옹 유리온실 토마토 생산은 지난 1월 말 작기가 종료됨에 따라 완전히 중단됐다. 새로운 작기를 위한 파종도 중단됐다.

동부팜한농은 동부팜이 운영하고 있는 논산 유리온실도 매각을 추진하기로 하고, 동부팜 대주주인 논산시와 협의 중이다. 동부팜은 토마토, 파프리카, 고구마, 당근, 수박, 사과, 배 등을 전국 산지에서 수집해 유통하고 있는 농산물 유통회사로, 논산시와 농업인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화옹 유리온실 완공 전인 2011년 말 논산 지역 회사인 팜슨을 인수, 동부팜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사업을 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화옹 유리온실 이슈가 불거지자 논산 지역 일부 농민단체에서 동부의 논산 유리온실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동부팜한농은 2010년 사업자로 선정된 새만금 사업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새만금 사업은 기반 시설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지만, 지역 농민단체들은 화옹 유리온실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영농 사업 진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초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힌 대로 조속히 화옹 유리온실을 매각하고, 현제 같은 상황에서는 다른 영농 사업에서도 손을 떼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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