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이터> 신재생에너지 · ESS(에너지 저장장치) 결합…꿈이 샘솟는다

열에너지의 15~20% 전기 생산
마이크로그리드 적용 ESS
발전소 전기료 65% 자체생산
에너지솔루션 연구 · 개발 박차

지난 6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LG태양광발전소.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기지개를 켠다는 경칩이었지만 역시 꽃샘추위는 느닷없다. 그래도 30만1955㎡(약 9만1341평) 부지에 조성된 발전소는 반짝이며 눈을 따뜻하게 했다. 뭉게구름 사이로 배어 나온 햇빛이지만 발전소에 있는 약 7만장의 집광판(모듈)을 밝게 비추기는 충분했다. 모듈은 태양이 주는 열에너지의 15~20% 정도를 전기로 만들어낸다.

LG그룹은 2008년 6월 이곳에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했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가 100% 출자해 설립한 LG솔라에너지가 1100억원을 투자한 결과물이다.

5년여가 지난 지금, 발전소는 태안의 자랑거리다. 태안 전체 가구 수의 30%에 해당하는 8000가구가 1년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19GWh의 전력을 매년 만들어내고 있다. 덕분에 매년 6만8000여t의 이산화탄소(CO₂) 감축 효과를 보고 있다. 소나무 약 1400만개를 심은 효과와 맞먹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보통 소나무 한 그루는 연간 5㎏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그런데 이곳은 태양광 발전소 그 이상이다. LG그룹이 신재생에너지에 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ㆍESS) 기술을 접목시킨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펼치고 있는 꿈의 현장이다. 주요 계열사의 에너지 관련 기술은 모두 이곳에 적용되고 있다.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LG태양광발전소 모습. 연평균 19G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태안 전체 가구 수의 30%에 해당하는 8000가구가 1년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사진제공=LG그룹]

LG화학의 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ㆍESS) 배터리가 LG CNS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용 시스템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에 적용됐다. ESS는 에너지 분야에서 수백년 동안 유지된 ‘생산-소비’의 이원 구조를 ‘생산-저장-소비’로 재편할 혁명적 기술로 평가된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발전소 운영에도 쓰고, 남은 전기는 ESS에 비축해 전력 수요가 많은 피크타임을 대비할 수 있다.

ESS는 기후 환경에 따라 출력 변동이 심한 신재생에너지의 단점도 보완해준다.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이 전체 에너지 발전량의 10%를 넘을 경우 전체 전력망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ESS가 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다.

LG화학은 ESS분야 글로벌 경쟁력 1위(2013년 ‘네비건트 리서치’ 발표)다. LG그룹은 여기에 다른 계열사의 기술력을 합쳐 새로운 에너지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는 전력난 해소와 원자력 발전의 잠재적 위험성 등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ESS를 결합시킨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 대한 연구ㆍ개발과 사업화에 박차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솔라에너지는 지난해 7월 중순 발전소 발전 설비, 사무실 조명, 냉난방 시설 등 운영에 필요한 전기의 자체 생산을 위해 발전소 내에 별도로 80㎾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발전소 연간 전기료의 약 65%(약 6000만원)를 절감했다.

태안=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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