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키맨’ 에 경기高 69~71회 집중 포진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경제ㆍ외교 정책을 수립ㆍ실행하는 ‘키맨(Key man)’에 경기고 69회~71회 출신들이 집중 포진해 관심이 쏠린다. 관료집단에서 ‘KS(경기고ㆍ서울대)’의 부각은 새로울 게 없지만, 박 대통령이 최근 보름간 일주일 간격으로 진행한 장ㆍ차관 인사에 연거푸 경기고 출신이 포함돼 청와대와 정부부처 안에서 경기고 동기동창간 인적 네트워크가 한층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우선 경기고 71회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외교부ㆍ안전행정부ㆍ국토교통부 차관 인사부터 1975년에 경기고를 졸업한 인물이 주목받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조태용(58)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외교부 1차관으로 임명했다. 조태용 차관은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기획ㆍ조율하고 있는 조원동(58) 청와대 경제수석과 경기고 동기다. 

(왼쪽부터)윤창번, 강병규, 조원동, 조태용, 최성준

조태용 차관의 인사 발표가 난 보름 뒤인 지난 14일엔 또 다른 경기고 71회가 등장했다. 박 대통령이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최성준(57)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내정한 것. 방통위는 현 정부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창조경제 구현의 선봉에 있는 조직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경제와 외교 정책의 핵심 포스트를 경기고 71회의 ‘조(조원동)-최(최성준)-조(조태용)’라인이 담당하게 된 셈이다. 경제ㆍ외교 분야에서 이들의 경기고 출신 선배로는 현오석(65회)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병세(68회) 외교부 장관, 김규현(70회)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이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기고 71회의 파워는 새삼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실제로 이 학교 71회로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의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김대기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고위관료가 즐비하다.

경기고 69회도 71회에 밀리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최성준 방통위원장 내정자를 발표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 7일엔 신임 안전행정부 장관에 강병규(60) 전 행정안전부 2차관을 내정했는데, 강 내정자가 경기고 69회다. 그의 고교 동기로는 윤창번(60)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이 있다. 경기고 69회의 인연과는 별개로 현 정부에서 새로 생긴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자리엔 윤창번 수석에 앞서 기용됐던 최순홍 전 수석도 경기고(65회) 출신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밖에 경기고 72회 동기도 주요 부처의 장을 맡고 있다. 황교안(57) 법무장관과 이용걸(57) 방위사업청장이 1976년에 이 학교를 똑같이 졸업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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