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가는 이들…‘알바 경험’ 악용 절도범 급증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자신이 일하던 곳에 대한 정보를 이용해 절도 범죄에 나서는 이들이 잇달아 경찰에 붙잡히고 있다. 이들은 일하던 매장의 보안 틈새를 노리거나 절도에 필요한 도구를 습득해 이를 범죄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자신이 일하는 아웃도어 의류 매장에서 1년 반 동안 무려 1000여 차례 걸쳐 계산대의 현금을 훔친 여대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이날 자신이 일하는 매장에서 상습적으로 돈을 훔친 혐의로 A(20ㆍ여)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2년 9월 초부터 지난 9일까지 18개월간 부산 사하구의 한 아웃도어 의류 매장 계산대 금고에서 1320차례에 걸쳐 현금 30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하루 평균 3차례에 걸쳐 7만원씩 훔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이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2개월 후쯤 거스름돈 문제로 손님이 업주에게 CCTV 확인을 요구하자 업주가 당황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이 일로 계산대 주변에 설치된 CCTV가 가짜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7일에는 도난방지 태그제거 장치를 이용해 대형마트에서 고급 술을 훔친 20대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대학생 B(22) 씨는 지난 2월부터 약 한 달간 수도권 일대 대형마트에서 고급와인과 양주 등 40병(시가 13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지난 1월 주류회사 아르바이트생으로 대형마트에서 설맞이 와인과 양주 등을 진열했던 B 씨는 도난방지 태그 제거용 복합분리기를 반납하지 않고 챙긴 뒤 이를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복합분리기로 술병의 도난방지 태그를 제거한 뒤 미리 준비한 쇼핑백에 넣어 계산대를 빠져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복합분리기는 직원들만 사용할 수 있고 크기가 작아 직원들이 쉽게 범행을 눈치 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인천에서는 자신이 일하던 게임장에 몰래 침입해 금고에 보관 중이던 현금 350만원을 훔친 C(44) 씨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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