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매팅리 감독, 2연승하고 뿔난 까닭은?

mattingly호주 시드니에서 애리조나 디백스와 치른 2014시즌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지만 LA 다저스의 사령탑 돈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1차전에서 클레이튼 커쇼의 호투와 스캇 밴 슬라이크의 홈런포를 앞세워 3-1로 승리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다저스는 7-5로 디백스를 제압했다. 5회까지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한 류현진을 앞세운 다저스는 7회까지 7-0으로 편안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8회에 1점, 9회에 4점을 내주며 진땀승을 거뒀다. 경기 시간은 무려 3시간59분. 디백스가 6명, 다저스가 8명의 투수를 투입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경기라기 보다는 스프링 캠프 시범 경기에 가까웠다.

매팅리 감독은 “마지막 2이닝 동안 볼넷을 4개나 내주며 화를 자초했다. 주루 플레이와 수비 모두 많은 문제점을 보여준 경기였다”며 “분명 이겼다는 자체는 기쁘지만 앞으로 이런 식으로 경기를 해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날 공식적으로 기록된 다저스의 에러는 1개다. 4회초 폴 골드슈미트가 친 평범한 타구를 놓친 디 고든의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1사 1루에서 미겔 몬테로가 친 땅볼을 잡은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는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고든에게 볼을 토스하는 대신 직접 베이스를 밟고 1루를 송구하려다 주자와 타자를 모두 살려주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기록 상으로는 야수 선택이 됐지만 손쉽게 처리할 병살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리는 어처구니없는 플레이였다. 그나마 류현진이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지만 경기의 흐름을 빼앗길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무리한 베이스 러닝도 문제였다. 1회초 2사 1, 2루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 타점을 올린 안드레 이디어는 2루까지 질주하다 아웃을 당했다. 전날 1번 타자로 출전해 5타수 무안타(삼진 3개)로 고개를 떨궜다 이날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쳐 신바람이 난 야시엘 푸이그는 3회에 제대로 사고를 쳤다. 류현진의 안타와 고든의 2루타로 무사 2, 3루의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푸이그는 좌전 안타를 때려 류현진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하지만 푸이그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관차처럼 2루 쪽을 향하다 런다운에 걸리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했다. 다저스는 3회초에만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기록하고도 2점을 뽑는데 그쳤다. 푸이그의 무리한 질주로 인해 맥이 끊긴 탓이다.

7-1로 앞선 9회말 매팅리 감독은 100마일에 가까운 강속구를 던지는 신예 호세 도밍게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도밍게스는 A J 폴락과 애런 힐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화를 초래했다. 골드슈미트가 친 큼지막한 타구가 워닝 트랙 앞에서 이디어에게 잡혀 한 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프라도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7-3까지 쫓기자 매팅리 감독은 폴 마홀름에 이어 마무리 켄리 잰슨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쳐야만 했다. 그러나 믿었던 잰슨마저 마크 트럼보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해 편안했던 리드는 2점으로 줄어 들었다.

올 시즌부터 다저스 경기를 독점 중계하는 ‘타임워너 케이블 스포츠 네트’에서 전력 분석가로 활약하고 있는 왕년의 명 유격수 노마 가르시아파라는 “매팅리 감독이 경기에 이기고도 화를 내는 모습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는 다저스가 오늘과 같은 경기를 펼치면 절대로 목표를 이룰 수 없다”며 “커쇼와 류현진의 호투로 2연승을 챙겼지만 아직도 팀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손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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