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첫 여성시장 탄생…좌파ㆍ스페인계 ‘이달고’ 차기 대권주자 급부상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마담 르 메르(Madame le maireㆍ여성 시장), 이달고’

프랑스 수도 파리의 시장 선거에서 38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여풍’의 주인공은 사회당(PS) 후보로 나선 안 이달고(54ㆍ사진) 파리 부시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대신 이달고 부시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30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 결선투표 직후 공개된 여론조사기관 Ifop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당(PS)의 이달고 부시장은 54.5%의 득표율을 얻어 45.5%에 그친 대중운동연합(UMP)의 나탈리 코쉬스코모리제 전 교통환경장관을 누르고 파리 시장에 무난하게 당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후보가 임기 6년의 파리 시장에 당선된 것은 파리 코뮌 붕괴로 폐지된 파리 시장직이 지난 1977년 부활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파리 시장 자리는 다른 지방자치 단체장과 달리 막강한 권한이 뒤따를 뿐 아니라 대권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여겨질 정도로 위상이 높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도 18년 간 파리 시장을 역임한 직후 도전한 1995년 대선에서 당선된 바 있다.

따라서 이달고 부시장은 오는 2017년 열리는 대선에서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르게 됐다.

반면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둠에 따라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랑드 정부 집권 2년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가졌던 이번 선거에서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PS는 42%를 얻는 데 그쳐 49%를 득표한 중도우파 UMP에 제1당 자리를 내주게 됐다. 뿐만 아니라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도 9%의 득표율을 얻으며 선전했다.

이 때문에 PS 당 내부에서는 이번 선거일을 ‘검은 일요일’(black sunday)로 부르는 등 올랑드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을 적극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올랑드 대통령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10.2%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 0.3%에 불과한 성장률 등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프랑스 경제를 되살리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는 우선 장 마르크 에로 총리와 피에르 모스코비치 재무장관을 경질하는 등 개각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감세 카드를 빼들어 민심 끌어안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달고 부시장은 지난 2001년 베르트랑 들라노에 현 파리 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13년 간 부시장을 역임해왔다. 들라노에 시장을 보좌해 무인 자전거 대여제도 ‘벨리브’(Velib) 도입, 센 강변 인공 백사장 조성 등 친서민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전기 오토바이 대여제 ‘스쿠트리브’(Scootlib) 신설, 공공주택ㆍ유치원 건설 등 서민을 겨냥한 공약들을 내놓아 좌파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다는 평이다.

또 스페인 이민자 출신이라는 배경이 표심을 얻는 데 주효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스페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살 때 스페인에서 프랑스 리옹으로 이주했으며 14세에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전형적 서민 가정이었던 이달고 가족은 이주 뒤에도 한동안 공공 지원주택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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