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 · 축산업 지원…ICT클러스터 구축 돕겠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북한 비핵화 전제로
식량 · 약품 · 영유아 영양지원
인도적 지원 대폭 확대


[드레스덴(독일)=홍성원 기자] 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북한의 농ㆍ축산업 발전 지원을 위한 남북 경제협력 확대를 북측에 제안한다. 장기적으로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데 양측이 힘을 합치는 방식의 경협을 목표로 한 것이다. 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북한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 인도적 지원 확대 의사도 밝힌다.

박 대통령은 이날 독일 남동부 작센주의 주도인 드레스덴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일비전과 대북 메시지를 발표한다. 드레스덴공대에서 정치법률 분야 명예박사학위를 수여받은 직후 연설을 하는 만큼 ‘드레스덴 통일 프로세스’로 이름 붙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행사의 명칭은 ‘드레스덴 공대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및 연설’ ”이라고 했다. 연설은 20분 분량이며, 한국시간으로 28일 오후 6시44분께부터 TV로 생중계된다.

경협 확대는 북한에 현물을 지원하는 형태가 아닌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최근 경험이 풍부한 유럽 비정부기구(NGO)와 한국의 NGO가 교류해 북한의 농ㆍ축산업을 지원한다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더 나아가 남북 공동으로 ICT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청사진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드레스덴식 남북경협’ 모델이다. 드레스덴은 동ㆍ서독 분단 이후 2만3000여개 기업이 서독으로 이전해 산업 피폐화를 경험했지만, 첨단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 중심의 클러스터를 육성해 동ㆍ서독 동반성장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그간의 남북경협과 달리 북측의 자립을 넘어 통일 후 경제활성화까지 감안한 대안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조속한 정례화도 촉구한다.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후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인원이 매년 3000명을 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현행 상봉 방식의 변화를 위해 국제적십자위원회를 통한 상봉 인원 확대 등의 방안도 제시한다.

북한의 핵 포기와 군사적 목적으로의 전용이 없다는 전제 아래 식량, 비료, 의약품, 영유아 영양지원 등 인도적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한ㆍ독 NGO 간 인도적 지원을 위한 민간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합의, 독일의 재단이 북한 인력을 독일로 초청해 시장경제ㆍ농업 분야 교육을 시키기로 했다. 이 같은 남북경협의 새 모델 구축,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인도적 지원 확대를 골자로 한 ‘드레스덴 통일 프로세스’는 꾸준한 남북 인적교류를 통한 평화통일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국제사회에도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의 이날 연설엔 한ㆍ독 정부 측 인사는 물론 드레스덴공대 학생, 교수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것과 관련해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독일 내 높은 평가가 많았다”면서 “스타니슬라프 틸리히 작센주 총리가 먼저 제안하고 드레스덴공대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결정했는데, 이건 이례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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