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 역사의 현장’ 영등포교도소, 역사 속으로…

-65년 역사 뒤로 하고 철거, 복합단지로 추진
-구로구, 감방체험 등 마지막 프로그램 운영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김근태 전 민주당 국회의원과 그를 심문했던 고문기술자 이근안. ‘유전무죄 무전유죄(돈 있으면 죄가 없고, 돈 없으면 죄가 있다)’라는 말을 유행시킨 잡범 지강헌과 그가 지목한 전경환(전두환 전 대통령 동생). 이들은 각각 영화 ‘홀리데이’와 ‘남영동 1985’로 제작되면서 한국사회의 재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됐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 고척동 영등포교도소가 65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철거된다. 영등포교도소는 1949년 부천형무소로 문을 열었다.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1961년 부천교도소에서 1968년 영등포교도소로 명칭이 바뀌었다. 2011년 5월 서울남부교도소로 다시 이름이 변경된 뒤 그해 10월 천왕동 새 교정시설로 이전했다.

고척동 교정시설 망루.

여전히 영등포교도소로 불리는 것은 역사적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긴급조치 1호 위반사건의 피고인이었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김근태 전 국회의원, 시인 김지하 씨와 고문전문가 이근안, 지강헌과 전경환 등이 수감됐다.

관할 자치구인 구로구는 이달 중으로 영등포교도소를 철거하고 주거와 상업, 행정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아파트 2300여세대와 상업시설이 들어오고 보건소와 구로세무소, 구로구시설관리공단, 보육시설 등 구로구 행정타운이 조성된다.

구로구는 영등포교도소 철거에 앞서 오는 3일 주민들에게 개방한다고 1일 밝혔다. 오후 1~6시까지 진행되는 주민 개방 행사에는 교도소 담장 철거 퍼포먼스, 시설 견학, 감방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특히 견학프로그램은 입소실과 면회실, 작업장 등 옛 교도소 생활 현장을 생생히 살펴볼 수 있고,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독방과 10인실 감방에도 들어가 수감자 체험을 할 수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견학프로그램에 중ㆍ고등학교에서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법질서 지키기의 중요성을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구는 신청자가 많을 경우 견학프로그램을 하루를 연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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