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만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고객 함께하는 CSR(Customer Social Responsibility)!

삼성 ‘더 따뜻해油’
댓글 1건당 500원씩 기부금 적립

LG전자 ‘On情 캠페인’
블로거들이 직접 자원봉사 참여

효성 ‘블로그 봉사활동’
댓글 달때마다 가정에 연탄 기부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 내 북카페. 한부모 가정 출신 어린이 30여명이 한창 수업 삼매경이다. 시와 그림을 함께 해보는 ‘시화(詩畵) 교실’이다. 일일 선생님은 밀리언셀러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 작가다. 황 작가는 ‘꿈을 그리는 어린 천사’라는 수업 주제에 맞게 자신의 동화를 재해석하면서 “시는 이 책처럼 쉽고 그림과도 잘 어울린다”고 알려준다. 잠시 머뭇거리나 싶던 어린이들은 금세 머릿속 상상의 나래를 스케치북에 담아냈다.

이 수업은 LG전자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제1회 온정(On情) 캠페인’의 하나다. 그런데 이날 자원봉사자 20여명 가운데 LG전자 직원은 없었다. LG전자 페이스북에 ‘어려운 어린이에게 시화를 가르쳐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던 일반 고객들이 전부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뜻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가 ‘고객과 함께하는 사회적 책임(Customer Social Responsibility)’으로 진화한 결과다.

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의 원조(元祖)는 삼성이다. 지난해 12월 삼성이 펼친 ‘더 따뜻해유(油)’ 캠페인에는 무려 9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삼성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와 사내 인트라넷 ‘미디어삼성’에 참여자들이 댓글을 달거나 공유를 하면 삼성이 1건당 500원씩 돈을 내는 방식이다. 기업의 기부 차원을 떠나 나누는 문화를 시민들과 함께하려는 뜻에서 마련된 행사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부금은 총 4500만원으로, 전국 지역아동센터 15곳에 방한용품으로 지원됐다. 삼성은 이와 별도로 기부금 1300만원을 추가로 서울ㆍ광주의 지역아동센터에 방한용품 구입 비용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지난해 받은 신경영 20주년 특별상여금의 일부를 사회공헌활동에 쓰기로 했는데,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제안받았다.

LG전자의 ‘On情 캠페인’도 고객 참여가 핵심이다. LG전자가 일반인으로 구성한 70명 남짓한 ‘더 블로거’들은 페이스북에 사회공헌의 방식을 제안함은 물론 어려운 시간을 쪼개 직접 참여까지 한다. 시화 교실의 자원봉사자도 바로 이들이었다. ‘더 블로거’와 네티즌들은 LG전자 페이스북 등을 통해 캠페인 소식을 듣고 “어린이 친구들이 좋은 시간을 가졌다니 뿌듯하네요ㅎㅎ” “시제 ‘내가 어른이 된다면’을 아이들과 함께 글과 그림으로 그리면서 상상도 못했던 작품들이 나왔다”며 LG전자 구성원 못잖게 뿌듯해했다. 

기업들은 최근 고객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삼성그룹이 고객과 함께한 사회공헌 캠페인 ‘더 따뜻해유(油)’를 통해 방한용품 등을 선물받은 사단법인 희망네트워크 지원 광주지역 공부방 어린이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그룹]

나눔활동에 남다른 정성을 들이고 있는 효성그룹도 기업 블로그를 통해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네티즌이 댓글 한 개를 달 때마다 한 가정이 3일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연탄을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모인 연탄은 지난 1월 올해 대졸 공채 신입사원 270여명의 손으로 서울 노원구 일대에 직접 배달됐다.

S-OIL은 2005년부터 고객이 주유 대금 결제 시 적립한 주유 포인트를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는 ‘보너스카드 포인트 기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9년간 2만5122명의 고객이 모아준 적립포인트만도 1억1688만원에 달한다. 물론 고객들만 기부하도록 한 것은 아니다. S-OIL도 이만큼의 돈의 내, 기부한 돈은 2억3600만원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고객이 종이고지서를 전자고지서로 바꿀 때 발생하는 비용절감액 300원으로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사랑을 전하는 청구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좋은 취지 덕분에 LG유플러스 고객의 80% 이상이 전자고지서로 전환했다. 

신상윤 기자/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