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갑지만 않은 ‘수출 대박’

3월 무역흑자폭 역대 두번째
車 · 통신기기 등 판매 호조

수출 쏠림구조 여전히 심각
원화가치 상승 유발 우려도

3월 무역수지가 4개월 만에 40억달러 흑자폭으로 확대됐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거둔 수출 호조의 결과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무역수지 증가는 수출에 비해 내수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수출-내수 균형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아직은 가시화하지 못한 셈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무역수지 흑자는 41억9200만달러로 전달 9억3000만달러보다 4.5배가량 크게 증가했다. 올 들어 10억달러를 밑돌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다시 지난해 말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특히 3월 수출은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의 대미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유럽과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도 늘어나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월간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이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을 본격화하면서 신흥국의 불안이 커졌고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불거진 가운데 한국이 달성한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는 한국 경제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에 대한 수출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철강 및 일반기계 수출이 확대된 덕분이다.

하지만 화려한 지표 이면에는 ‘수출 쏠림’이라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그림자도 내포돼 있다. 경상수지는 수출이 늘어도 흑자가 나지만 국내 투자나 소비가 침체될 경우에도 수입이 줄어 플러스를 기록할 수 있다. 경상흑자는 국내 경기의 침체기에 확대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로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지난 3월 수입이 전달보다 3.6% 늘어 불황형 흑자로 단정 짓기 어렵지만 5.2% 늘어난 수출 증가폭에는 못 미친다. 실제로 내수는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광공업생산은 전달 대비 1.8% 감소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내수의 두 축인 소비와 투자가 크게 부진했다. 지난 2월 소비는 전달보다 3.2% 줄었고 설비투자도 0.3% 감소했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 기조로 “투자와 소비 활성화를 통해 내수와 수출 간 균형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규모 경상흑자는 원화가치 상승을 부추기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럴 경우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수출기업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지난해에도 원고와 엔저가 맞물리면서 대일(對日) 수출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다만 자동차와 의류제품ㆍ신발류 등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는 등 소비재 수입이 늘어 내수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는 수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일본 소비세 인상,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등 일부 부정적 요인이 있다”면서도 “선진국 경기 회복이 본격화할 경우 2분기에도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남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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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갑지만 않은 수출 대박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3월 무역수지가 4개월만에 40억달러 흑자폭으로 확대됐다. 역대 2번째로 높은 실적을 거둔 수출 호조의 결과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무역수지 증가는 수출에 비해 내수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수출-내수 균형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가 아직은 가시화되지 못한 셈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무역수지는 41억9200만달러를 기록해 전달 9억3000만달러보다 4.5배 가량 대폭 상승했다. 올들어 10억달러를 밑돌던 무역수지 규모가 다시 지난해 말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특히 3월 수출은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의 대미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유럽과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도 늘어남에 따라 역대 2번째로 많은 월간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이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을 본격화하면서 신흥국의 불안이 커졌고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불거진 가운데 한국이 달성한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는 한국 경제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대 일본 수출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철강 및 일반기계 수출이 확대된 덕분이다.

하지만 화려한 지표 이면에는 ‘수출 쏠림’이라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그림자도 내포돼 있다. 경상수지는 수출이 늘어도 흑자가 나지만 국내 투자나 소비가 침체될 경우에도 수입이 줄어 플러스를 기록할 수 있다. 경상흑자는 국내 경기의 침체기에 확대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로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지난 3월 수입이 전달보다 3.6% 늘어 불황형 흑자로 단정짓기 어렵지만 5.2% 늘어난 수출 증가폭에는 못미친다. 실제로 내수는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광공업생산은 전달대비 1.8% 감소해 두달 연속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특히 내수의 두축인 소비와 투자가 크게 부진했다. 지난 2월 소비는 전달보다 3.2% 줄었고 설비투자도 0.3% 감소했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 기조로 “투자와 소비 활성화를 통해 내수와 수출간 균형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수출과 내수간 불균형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규모 경상흑자는 원화가치 상승을 부추기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럴 경우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수출기업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지난해에도 원고와 엔저가 맞물리면서 대일(對日) 수출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다만 자동차와 의류제품ㆍ신발류 등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는 등 소비재 수입이 늘어 내수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는 수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일본 소비세 인상,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등 일부 부정적 요인이 있다”면서도 “선진국 경기회복이 본격화 될 경우 2분기에도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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