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딸과 정치명문가 공주의 싸움’…파리 첫 여성시장 ‘이달고’ 누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여성ㆍ스페인계ㆍ서민…약자의 반란(?)’

30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파리 시장선거에서 안 이달고(54ㆍ사진) 현 파리 부시장의 당선이 확정되자, 여성으로선 사상 처음으로 파리 시장 자리에 오르게 될 그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이번 파리 시장선거는 집권여당 사회당(PS) 후보로 나선 이달고와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나탈리 코쉬스코모리제 전 교통환경장관(40)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좌ㆍ우파 양당의 여성 후보 간 ‘맞대결’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달고와 코쉬스코모리제는 여성이라는 공통분모를 제외하면 닮은 점이 거의 없다.


이달고가 스페인에서 이주해온 서민 출신인 반면, 코쉬스코모리제는 프랑스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난 엘리트이기 때문이다.

코쉬스코모리제의 조부는 주미 프랑스 대사였던 자케스 코쉬스코모리제이며, 아버지인 프랑수아 코쉬스코모리제는 현재 세브르 시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전 초기부터 UMP 내부에선 이번 선거를 ‘스타와 수위(concierge) 간 대결’로 빗대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이달고는 “수위는 우리 일상 생활을 밝히는 스타라고 생각한다”면서 “파리 시장이 되는 것은 스타뿐 아니라 수위를 아끼는 일이라고 본다”고 응수해 ‘통 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이달고는 지난 1959년 스페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2세 때인 1961년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해온 이민 가정 출신이다. 리옹시의 작은 공공 임대주택에 둥지를 튼 이달고 가족은 내내 가난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14세에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이달고는 근로 감독관으로 공무원 생활에 첫 발을 뗀 뒤 마르탱 오브리 전 노동장관의 보좌관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출세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30대 중반한 PS에 입당한 그에게 정치인으로서 본격적인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12년 들어서였다. 당시 대선에서 당선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그에게 장관직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달고는 파리 부시장직을 유임하기로 하면서 ‘의리’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 2001년 베르트랑 들라노에 현 파리 시장이 취임한 직후부터 13년 간 부시장을 역임해왔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이달고는 주변에서 ‘정직하고 신중한’ 인품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전 기간에도 이달고와 코쉬스코모리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달고는 전기 오토바이 대여제 ‘스쿠트리브’(Scootlib) 신설, 공공주택ㆍ유치원 건설 등 서민을 겨냥한 공약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좌파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과거 들라노에 시장과 함께 무인 자전거 대여제도 ‘벨리브’(Velib) 도입, 센 강변 인공 백사장 조성 등 친서민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며 인기를 끌었다.

반면 코쉬스코모리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벨리브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며 ‘친서민’ 이미지를 부각했지만, 자전거 앞 바구니에 명품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의 2700달러짜리 가방을 넣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역풍’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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