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등 중대형 건설사들의 ‘모럴해저드 담합’…막대한 국고 손실 ‘주범’

[헤럴드경제=이홍석(인천) 기자]시공 실적 최상위인 국내 중ㆍ대형 건설사 상당수가 막대한 국고 손실을 초래하는 주범으로 드러났다.

포스코건설 등 13개 국내 중ㆍ대형 건설사들은 인천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입찰 과정에서 건설사 간 경쟁 회피를 목적으로 회합 등을 통해 사전에 공구를 배분하고, 배분한 공구 내에서 유찰 방지 목적으로 들러리를 내세워 낙찰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이같은 대형 건설사들의 은밀한 입찰 담합 행위는 경쟁 질서를 파괴하기 때문에 관계 당국의 강력한 대책이 요구된다.

1일 인천지검 특수부(정순신 부장검사)에 따르면, 지검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비롯해 인천 청라지구 공촌 하수처리시설 건설공사, 광주ㆍ전남 혁신도시 하수처리시설 건설사업 등 3건의 대형 공사 입찰을 나눠먹기식으로 담합한 포스코건설 등 국내 중ㆍ대형 건설사 13개 업체를 무더기로 적발했다. 이들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로부터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

특히 포스코건설 책임자 A(52) 씨는 하수처리시설 공사 2건의 입찰 과정에서 모 건설사와 함께 서로 들러리를 서주며 입찰 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입찰 담합에 가담한 13개 건설사는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두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신동아건설, 쌍용건설, SK건설, GS건설, 태영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다.

이들 건설사는 지난 2009년 4월께 인천 도시철도 2호선 공사의 13개 공구 입찰 과정에서 공구별로 낙찰자와 투찰 가격 등을 사전에 정해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910억원대인 청라지구 공촌 하수처리시설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서 모 건설사를 들러리로 내세워 사업을 따낸 뒤 지난 2011년 해당 건설사가 광주ㆍ전남 혁신도시 하수처리시설 건설사업을 낙찰받도록 들러리를 서 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3개 업체 가운데 7개 대형 건설사는 서로 경쟁을 피하기 위해 2∼3차례에 걸쳐 담당자들끼리 사전에 만나 공사 공구를 배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나머지 중견 건설사도 같은 방법으로 대형 건설사가 정한 공구를 빼고 나머지를 나눠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건설사가 이런 수법으로 따낸 공구의 발주 금액은 390억~1310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낙찰 담합을 통해 가격 경쟁을 피하고 낙찰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함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건설사 대부분은 국내 건설업계를 주도하는 시공 실적 최상위 업체들로, ‘4대강 살리기 공사 담합’,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 담합’과 동일한 수법으로 낙찰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국내 중ㆍ대형 건설사들의 건설 공사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한 입찰 담합 행위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건설사 간 경쟁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의 이같은 행위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들러리를 내세운 ‘나눠먹기식’의 입찰 담합 행위는 더이상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철처한 단속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은 “담합 행위와 연관된 업체 심사 비리, 비자금 조성 행위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를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9년 10월 중ㆍ대형 건설사들이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담합해 낙찰받은 혐의를 잡고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공사의 입찰을 담합한 21개 건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322억원을 부과하고 공사를 낙찰받은 15개사에 대해서는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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