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째 법률 속에서 홀대받는 장애인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장애자, 정신병자, 불구자…. 이같은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이 여전히 법률 용어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81년 제정된 심신장애자복지법이 1987년 장애인복지법으로 명칭이 개정됐지만 장애인 비어들은 30년 가까이 ‘버젓이’ 살아 있다.

매년 국회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정부는 그 때마다 개선을 약속했지만 번번이 성과 없이 흐지부지됐기 때문이다.

1일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가 법률사무소 김앤장의 사회공헌위원회에 의뢰해 조사한 장애인 비하 법률용어 현황에 따르면, 장애인 비어가 나타난 법령은 57개, 행정규칙은 83개로 집계됐다.

스페셜올림픽위는 “장애인을 낮잡는 의미가 뚜렷하거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단어 25개를 선정해 검색한 결과“라고 밝혔다.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검색된 비하 용어는 정신병자, 맹인, 불구자, 간질병자, 장애자, 농아자, 심신상실, 심신미약, 심신박약 등 9개다.

또 장애자는 헌법 뿐만 아니라 형법, 형사소송법, 치료감호법, 총포ㆍ도검ㆍ화약류 단속법 등 법률에 14차례나 등장했다. 시각장애인의 옛 표현인 맹인은 국민투표법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이 단어는 법무부 예규,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고시, 공정거래위원회 인사관리 규정 등 행정규칙에 무려 61차례나 나타났다.

정신병자는 국립산림과학원 예규, 통일부 훈령, 법무부 예규 등에, 불구자는 한국전력거래소 내규, 간질병자는 국토교통부 훈령에 포함됐다. 장애자, 불구자, 맹인은 항간에서 비하하는 의미가 붙은 용어로, 장애인, 시각 장애인으로 순화된 지 오래된 용어다.

스페셜올림픽위는 “일부는 순화된 대체 언어가 있지만 쓰이지 않고 있고 일부는 순화할 지를 둘러싸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례”라며 ”일각에서 정신병자의 경우는 지적 장애인을 칭하는 경우가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앤장은 농아자, 심신상실, 심신미약, 간질병자, 심신박약 등을 비하용어로 볼 지는 장애인단체를 포함한 사회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스페셜올림픽위는 특히 “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는 언어 표현을 순화해 장애인이 사회 일원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게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스페셜올림픽위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펼치고 있는 ‘블루 캠페인’의 하나로 이뤄졌다. 블루 캠페인은 ‘Beautiful Language Use (will) Echo’의 약어로, ‘아름다운 말이 세상에 울림을 준다’는 의미를 담은 홍보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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