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미스터리> 北 정찰용으로 결론…초기 대공용의점 배제 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군과 정보당국은 2일 일주일 간격으로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에서 연이어 발견된 무인항공기 2대에 대해 북한에서 제작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들 무인항공기는 장비와 촬영사진, 도색 등 수상쩍은 구석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무인항공기가 어떻게 방공망을 뚫고 청와대와 군부대까지 촬영할 수 있었는지, 군경이 왜 초기단계에 대공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수상쩍은 북 무인정찰기=중앙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한 정부 당국은 정밀 분석결과, 이들 무인항공기가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24일 파주시 봉일천 들판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는 날개폭 1.92m에 동체 길이가 1.43m 였으며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집중 포사격을 벌였던 지난달 31일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는 날개 폭 2.45m에 동체길이가 1.83m인 것으로 확인됐다.

크기와 형태는 다르지만 프로펠러 엔진과 고성능 비행장치, 카메라, 낙하산 등 거의 유사한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정부 당국이 북한의 무인정찰기로 결론 내린 것은 무엇보다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에서는 청와대 등 서울 주요시설의 사진이 나오고,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에서는 해병대 6여단을 비롯한 서북도서 일대 군사시설을 촬영한 사진이 나왔다는 점 때문이다. 또 일반 동호인들이 화려한 색채로 도장하는 것과 달리 이들 무인항공기는 동체 전체가 하늘색과 흰색 구름무늬로 마치 위장하듯이 꾸며졌다. 특히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 배터리에서 우리말인 ‘기용날짜’와 표기법이 다른 북한식의 ‘기용날자’란 단어가 발견되면서 결정적 단서가 됐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정보획득을 위해 이들 무인항공기를 날려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항공 정찰 능력이 매우 취약한 북한이 공중 촬영을 위해 개발한 시험용 무인정찰기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뚫린 방공망…요인암살용 전환 가능성=문제는 북한이 운용한 무인항공기가 우리 방공 대비 태세를 뚫고 서울과 접경지역인 백령도 일대를 날아다니는 동안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는 점이다.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 카메라에 담긴 사진을 보면 이 무인기는 국도1호선인 통일로를 따라 파주에서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파주에서 스스로 낙하산을 펴고 낙하할 때까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특히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북한군과 우리 군이 수백발의 포탄을 주고받던 사이 우리 군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무인항공기가 소형인데다 정찰목적인 만큼 시설파괴용으로 전환하기는 힘들겠지만 요인암살 등 테러에 사용될 경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파주 무인항공기의 경우 카메라와 렌즈만 해도 1㎏ 가량의 중량을 싣고 운반할 수 있다는 얘기”라며 “이를 폭탄으로 대체할 경우 요인암살용으로 충분히 사용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군의 방공망 수준에서는 이 같은 소형 무인항공기 탐지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로선 육안이나 레이더로 소형항공기 식별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소형비행체 대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들 무인항공기가 발견되기 전에는 얼마나 되는 북한의 무인정찰기가 활동했을지 가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파주에서 무인항공기가 처음 발견됐을 때 대공혐의점을 배제하고 일반 동호인이 취미로 만든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던 군경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군경은 당시 청와대와 경복궁 등이 찍힌 사진이 1㎝도 채 안돼 구글어스 등 인터넷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보다 취약하다는 이유로 대공혐의점을 배제했지만, 북한의 기술개발을 위한 테스트 목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한 안일한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신대원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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