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만 보는 새정치…새정치만 보는 후보들

기초공천 폐지로 극심한 후보자 난립 위기를 겪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기초선거 후보자들이 지도부 결정에 따르겠다며 대안 촉구 계획을 사실상 포기했다. 그런데도 후보자 운명을 결정할 지도부는 연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입장 표명만 촉구하는 등 ‘일방적 외침’을 반복하고 있다.

서울의 한 구청장은 2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역 구청장들이 지도부에 기초공천 폐지에 따른 대안을 제안하지 않기로 잠정적으로 결론냈다”고 밝혔다. 최근 새정치연합이 개최한 기초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한 이 구청장은 “당시 간담회는 현역 단체장들의 요구를 개진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그저 우리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토로만 할 수 있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통합신당 창당 전까지만 해도 현역 구청장들은 지도부에 정당공천에 준하는 당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것이 현역 구청장들이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 된 뒤 당에서 해당 후보자들을 공식 지명하고 지지를 선언하는 방식이다. 정당법상 정당이 무소속의 특정 인물을 지원할 수 있어 이를 십분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 방식은 지난달 민주당 중앙운영위원회에서도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국회 안팎에서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기초공천 폐지 촉구에 주력하면서 정작 대안 찾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이 선거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키를 쥐고 있는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박 대통령을 향한 압박카드만 쓰고 있다. 지난 1일 새정치연합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집을 소개하며 “여기 380페이지짜리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집에는 ‘기초단체의 장과 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라고 명백하게 선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회담 제안에 답이 없자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눈과 귀를 닫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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