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지킴이’ 가 통일신라 문화재 200여점 도굴하다 경찰에 덜미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문화재 보호를 위해 조직된 비영리단체의 대표가 문화재를 도굴해 유통하고 유통과정에서 문화재 원형을 훼손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일 경북구미, 칠곡 등 매장 문화재 유존지역 토지에 매장돼있던 통일신라시대 석조약사여래좌상 및 도ㆍ토기류 등을 도굴해 유통시킨 혐의(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모 문화지킴이 대표 장모(57) 씨 등 4명을 검거하고 도굴된 매장문화재 236점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피의자 장씨 등 3명은 경상북도에서 문화재 보호 및 도굴방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민간단체인 모 문화지킴이의 대표로 재직하면서 지난 2008년 1월부터 10월까지 문화재 유존지역을 돌아다니며 문화재 236점을 도굴했다. 또한 경북 구미 소재 사찰의 주지스님인 권모(50)씨는 이 문화재가 도굴된 것임을 알고도 약 3억3000만 원 상당에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훔친 문화재 중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보물급에 준하는 석조약사여래좌상과 조선시대에 제작된 도기 및 토기류 등이 다수 포함돼있다. 일부에서는 생산지역과 이를 공납받은 중앙정부 관서명이 새겨져 있어 어떤 지역에서 생산돼 공납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등 희소성이 높은 작품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도굴 과정에서 문화재 원형을 파손한 후 전문수리업자가 아닌 무자격자에게 복원을 맡겨 문화재의 가치가 훼손되는 등 연구자료를 소실해 국가적 손실을 입혔다.

또한 장씨가 속한 문화재 지킴이 단체는 매 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문화재 보호 활동 등의 명목으로 지난 해 1000만원 등 약 5320만 원 상당의 국고 보조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씨는 훔친 일부 토기류에 대해서는 “선친이 오래 전에 야산에서 가져온 물건”이라고 진술하면서 공소시효가 끝난음을 주장하거나 출처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서 사망자를 내세워 정상적으로 구입한 문화재인것처럼 허위매매서류를 준비하는 등 단속에 대비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문화재 특성상 오래될수록 가치가 오르는데 일반적으로 도굴되거나 절취된 문화재는 해당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난 후 유통되는 특징이 있어 범죄자들이 이를 악용한다”며 “역사적, 학술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문화재 관련 범죄에 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하거나 연장하는 등 법률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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