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버스사고로 숨진 남학생 아빠 “진실보다 결과 위한 경찰 발표에 분노”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서울 송파구에서 19명의 사상자를 낸 시내버스 사고의 1차 원인은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보인다는 중간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이 사고로 숨진 대학생 이모(19) 군의 부친 이모 씨가 경찰의 발표에 항의하는 글을 인터넷상에 남겨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네이버 카페 ‘송파버스사고 진실이 알고싶다’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이 씨는 “아이의 사고로 인해 일상생활로 돌아가기가 어려워 평상심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경찰의 중간수사 발표) 뉴스를 보고 분을 참지 못해 이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2차 추돌 이전 5초간의 블랙박스는 복원하지도 못했고 1차사고 이후 1.2㎞의 구간을 시속 22㎞에서 시속 78㎞로 시속 56㎞나 증가했을 당시 운전한 사람에 대한 이해는 못하면서 단지 마라톤과 과로로 몰아가는 듯한 느낌은 잘못된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이어 “아이의 명복을 위해 순수하게 장례를 치르고 우리 아이의 여자친구(장모(19) 양)는 장기기증까지 하였지만 사건의 진실보다는 결과를 위한 발표를 하는 듯한 경찰에 정중히 요청한다”며 “진실을 찾아주고 ‘졸음운전이 사고의 원인’, ‘가속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인’, ‘마라톤과 과로로 인한 피로’, ‘급발진은 아닌 것 같다’ 등 국민이 오해할만한 내용은 발표하지 않기를 정중히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

이 씨가 이 글을 작성한 이후 헤럴드경제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이 씨는 e-메일을 통해 “(경찰 수사에) 분개는 하고 있지만 아직 인터뷰를 하기에는 개인의 감정이 많아 추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복원한 사고버스 블랙박스와 디지털 기록계를 토대로 1차 추돌 사고의 원인은 ‘버스 운전자 A(60) 씨의 졸음운전’이라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당시 A 씨가 몰던 버스가 1차 사고 후 가속이 붙은 것은 A 씨가 사고 발생 후 당황해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2차 충돌의 원인에 대해서는 운전자의 부주의와 차량 기기적 결함 등을 추가로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이같은 중간수사 발표 이후 누리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송파버스사고 진실이 알고싶다’ 카페 등에는 경찰 수사를 비난하는 글이 수십건 게재됐고, 송파경찰서 홈페이지에도 ‘송파버스사고 수사결과에 화가 난다’는 등의 항의 글이 수십건 올라왔다.

지난달 19일 오후 11시40분께 송파구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A 씨가 몰던 3318번 시내버스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 3대 부딪힌 뒤 1.2km 정도의 거리를 계속 주행해 송파구청 사거리에서 차량 5대와 부딪힌 뒤 앞에 있던 30-1 시외버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 씨와 30-1 버스 맨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있던 이 군과 장 양이 사망했다. 이 군과 장 양은 사고 당일날 막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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