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먹거리 캠페인]삼겹살등 육류 일변도 회식문화 경계 해야

[헤럴드경제= 손미정 기자]3년 차 직장인 박 모(33) 씨는 일주일에 두 번 꼴로 회식자리에 나간다. 열에 아홉은 삼겹살에 소주다. 회식자리가 이어지면서 새해 결심했던 다이어트는 일찌감치 접었다. 2차, 3차로 자리를 옮겨도 메뉴는 매한가지다. 박 씨는 “1차가 고기면 2차는 치킨이나 튀김 안주다. 살이 안찔려야 안찔 수가 없다”며 “덜 부담스러운 메뉴를 제안해도 결국에는 고깃집으로 정해진다”고 밝혔다.

■ 고기 먹는 회식문화, 대장암 부추긴다

‘회사 생활을 하고 나서 살이 쪘다’, ‘직장생활 이후 건강이 나빠졌다’는 말은 직장인의 수 많은 푸념 중 상위권을 다툰다. 2030에게는 급하게 차오르는 살이, 4050에게는 ‘나는 아니겠지’라 생각했던 각종 성인병이 걱정이다. 때문에 비만과 동맥경화 및 심혈관 질환을 초래할 수 있는 고지방 음식은 직장인이 경계해야할 대상이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은 평균 하루에 섭취하는 지방은 45.2g이다(국민건강영양조사,2012). 하루 섭취하는 열량 중 20.4%가 지방이다. 하루 섭취열량 가운데 지방은 30%(65g)미만이 되도록 권고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과 정부가 정한 1일 영양섭취기준치(51g)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직장인 비율이 높은 2040세대의 하루 지방섭취량은 10명 중 1명 꼴로 이미 일일 영양기준치를 넘어서고 있다. 국민건강통계(2012)에 따르면 에너지/지방과잉섭취자 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19~29세(12.5%)다. 30~49세가 9.0%로 2위다. 에너지/지방과잉섭취자 분율은 에너지섭취량이 필요추정량의 125% 이상이면서 지방 섭취량이 에너지 적정비율을 초과한 대상자의 분율이다.

직장인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회식자리는 지방함유가 많은 육류 섭취의 주요 경로다. 회식하면 고기를 굽는 장면부터 떠오를 정도다.

실제조사에서도 회식자리에서 안주거리로 육류나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회식메뉴를 조사한 결과 삼겹살이 30%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호프집 안주메뉴가 12.3%로 2위, 3위 치킨(11.7%)가 뒤를 이었다. 그외 12위 권 내에 소고기, 돼지갈비, 족발, 중국요리, 전 종류가 이름을 올렸다.


육류 위주의 회식은 비만으로 인한 각종 질환 뿐 아니라 대장암 발병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최근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명 중 1명(35.53%)이라고 밝혔다. 암 발생 13%의 대장암은 식습관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발병률이 높다.

육류 소비량과 대장암 발병률이 비례하는 것은 여러 연구들로 밝혀진 사실이다. 특히 회식 단골 메뉴인 돼지고기ㆍ소고기 등 붉은색 육류는 대장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담즙산 분비를 촉진시킨다. 삼겹살은 장기간 많이 먹으면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각종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 고지방의 서구화된 식습관 … 어린이ㆍ청소년 비만 빨간불

재수를 하고 올해 신입생이 된 최 모(여ㆍ20) 씨는 대학교 합격 후 바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과 재수시절에 급격히 불어난 살 때문이다. 습관처럼 먹었던 야식 탓에 이른바 ‘통통66’이었던 최 씨는 2년 사이 일반 기성복은 입기 버거울 정도의 몸이 됐다. 최 씨의 주 종목은 치킨과 분식집 튀김. 그는 “9시가 넘으면 배가 고프다. 배고프면 기름진게 당기지 않냐”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사진만큼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것이 없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과거’를 고등학교 3학년 시절로 기억한다. 터질듯한 교복에 파묻힌 눈코입, 대한민국 의무교육의 끝자락에서 남은 것은 불필요한 살이다.

식습관이 서구화 되면서 어린이ㆍ청소년을 중심으로 육류와 패스트푸드ㆍ가공식품 등 동물성 지방(포화지방) 섭취의 증가는 우려 할만한 수준이다. 동물성 식품과 팜유ㆍ코코넛유 등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은 몸이 에너지를 만드는 데 이용되지만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몸에 쉽게 저장돼 체중이 증가하고, 동맥경화ㆍ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빼도빼도 더 빼고 싶은 다이어트 열풍이 부는 우리 사회 한편에서 청소년들의 비만율은 소리없이 증가해왔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2013) 국내 초중고생의 비만율은 15.3%. 2008년 11.2%에 비해 4%p 늘어난 수치다.

어린이ㆍ청소년이 선호하는 음식은 단연 패스트푸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영양학회의 조사(2011)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10~11세 기준) 10명 중 7명(69.8%)은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것은 치킨(44.5%)이었고, 피자와 햄버거가 각각 28.6%, 22.8%로 그 뒤를 이었다. “패스트푸드 등의 섭취빈도는 높아지는 반면 채소, 과일, 우유 등에 대해서는 권장섭취 수준에 못미친다”는 것이 식약처의 지적이다.

치킨 한 조각(KFC 후라이드치킨)에 포함된 지방은 29.47g이다. 이 중 포화지방은 6.4g. 14인치 기준 피자 한 조각에는 5~6g가량의 포화지방이 포함돼 있다. 하루 포화지방 섭취 기준은 15g이다. 치킨 한 조각을 먹으면 권장 포화지방 섭취량의 약 42%를, 피자 한 조각을 먹으면 40%을 섭취하게 된다. 물론 ‘한 조각만’ 먹었을 때의 이야기다.

패스트푸드보다 자주 먹게 되는 과자와 초콜릿류의 상황도 비슷하다. 청소년의 하루 평균 과자 섭취회수는 0.8회. 하루에 한 번은 과자를 먹는 셈이다. 1회 섭취량 30g을 기준으로 비스킷류의 포화지방 함량은 4.0g, 초콜릿가공품은 4.5g, 스낵류는 2.3g이다. K제과의 A 스낵의 경우 30g당 포화지방 함량이 6g으로 한 봉지(83g)를 다 먹을 경우 16.6g의 포화지방을 섭취, 하루 영양기준치를 훌쩍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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