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2이닝만에 8실점…류현진 최악의 날

크기변환_PYH2013072801650001300마가 끼어도 단단히 끼인 날이었을까.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2이닝만에 교체됐다.

류현진은 4일(현지시간) 다저스타디움 시즌 개막전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2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8실점했다. 볼넷 3개,삼진 2개.

다저스 돈 매팅리감독은 2이닝 동안 1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69개의 투구수가 쌓인 류현진 대신 3회초부터 릴리프투수 호세 도밍게스를 등판시켰다.

류현진의 뒤를 이어 나선 다저스 불펜요원 4명은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나머지 7이닝동안 안타없이 탈삼진 10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처리했다.

다저스 타선은 8-0으로 뒤진 4회말 애드리언 곤잘레스와 안드레 이디어가 연속 솔로홈런을 날려 2점을 뽑은 뒤 5회말 맷 켐프의 적시 2루타와 이디어의 안타 등으로 2점을 추가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샌프란시스코가 8-4로 이겨 시즌 4승 1패, 다저스는 4승 2패가 됐다.

류현진은 3게임째만에 시즌 첫 패전투수가 되며 올해 1승 1패가 됐다. 방어율은 3.86.

메이저리그 데뷔 2년째를 홈팬들 앞에서 신고하는 날 자신의 한경기 최다실점(8)및 한이닝 최다실점(6)과 최소 이닝(2) 투구 등 최악의 개인기록을 쏟아냈다. 앞서 치른 올시즌 2경기에서 12이닝 무실점으로 출발했던 호조세가 무색해졌다.

무엇보다 1,2회 모두 2아웃 이후에 실점, 아쉬움이 더 컸다.

1회초 톱타자 엔젤 페이건을 헛스윙삼진,  2번 헌터 펜스를 우익수 플라이아웃으로 돌려세우며 7구만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낼 때만해도 기분좋은 스타트였다.

1스트라익 3볼까지 몰렸던 3번 파블로 산도발에게 2-3 풀카운트에서 높은 직구를 던지며 4구로 걸어나가게 한 게 맘에 걸렸다. 1스트라익 3볼에서 류현진이 던진 바깥쪽 꽉찬 스트라익을 지레짐작으로 볼로 여겨 1루쪽으로 두어발 내딛다가 스트라익 판정을 받은 산도발이었다.

타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빠른 공으로 승부하려다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제구력을 잃어 결국 4구를 내준 게 돌이킬 수 없는 화근이 됐다.

류현진이 4구를 내준 자책감을 떨구지 못한 채 후속 4번 버스터 포지에게 던진 초구는 외야 왼쪽 다저스 불펜담장까지 날아가는 깊숙한 2루타가 되고 말았다. 대량실점의 신호탄이었다. 이어진 연속 안타로 순식간에 3실점.

불운의 날이었음은 다저스 수비진의 엉성한 플레이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났다.

다저스가 0-3으로 뒤지던 1회 2사 1루의 계속된 샌프란시스코 공격에서 7번 브랜든 힉스의 빗맞은 플라이볼을 1루수 애드리언 곤잘레스와 우익수 디 고든이 서로 눈치를 보다 안타로 만들어줬다. 곤잘레스는 뒷걸음질쳤고, 고든은 엉거주춤 달려오다 빚어진 일이다. 기록상 ’1루수 앞 2루타’.  1회가 3실점으로 끝날 수 있었던 상황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게임전 팀집합시간에 20여분 지각하는 바람에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된 야시엘 푸이그가 정상적으로 우익수로 나섰다면 예의 그랬듯 냅다 달려나와 처리했을 공이었다. 동료의 지각조차 류현진에게 악운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날 홈개막전에 앞서 왕년의 명투수 샌디 쿠팩스를 타석에 세우고 시구를 했던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 캐스터는 2회를 간신히 마친 류현진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2이닝동안 볼넷 3개와 8안타를 내주고 8실점한 투수에게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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