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열린 애리조나 디백스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다저스는 9승4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0.692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2위다. 파죽의 9연승을 기록하며 깜짝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10승2패)만이 다저스보다 승률이 높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호주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부상으로 개점 휴업 상태이지만 류현진(2승1패·방어율 2.57)-잭 그레인키(3승·방어율 2.76)가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이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다저스 선발진 중 13일 현재 방어율 1위는 댄 해런이다. 3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해런은 2승무패에 방어율 2.04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몬테레이 파크에서 태어나 말리부에 위치한 페퍼다인 대학을 나온 해런은 LA 토박이다. 이제 33살이지만 통산 131승(111패)을 거둬 박찬호보다 7승이나 더 따낸 실력파 투수다. 특히 풀타임 선발로 나선 200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9년 연속 최소 10승 이상을 올리는 꾸준함을 보였다.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뛰던 지난 해 5월부터 8연패에 빠지며 방어율이 6점대로 치솟아 ‘한 물 갔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후반기 분전으로 10승을 채우며 방어율 4.67로 시즌을 마감했다.

FA로 팀을 떠난 리키 놀라스코를 대신할 선발감을 물색하던 다저스는 1년 1천만 달러의 조건을 제시해 해런을 영입했다. 처음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잘 해야 4선발인 선수에게 특급 투수의 상징인 1천만 달러의 연봉을 주는 것은 아무리 부자 구단이라도 지나치다는 견해였다. 하지만 해런은 주무기인 싱커를 앞세워 왕년의 에이스다운 면모를 되찾았으며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 2일 샌디에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해런은 6일 후 홈에서 아메리칸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선을 맞아 6이닝 1실점으로 요리해 홈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13일 디백스와의 원정 3차전 마지막 경기에서 5.2이닝 3실점으로 3연속 퀄리티 스타트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팀 타선의 도움으로 너끈히 2승째를 따냈다. 반면 4년 4,900만 달러의 조건으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해 팀의 1선발을 맡고 있는 놀라스코는 1승1패(방어율 5.50)로 평범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다저스는 14일부터 숙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디백스를 상대로 5전 전승을 거둔 것과는 달리 다저스는 다른 팀을 상대로는 4승4패에 그치고 있다. 특히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에서 2연패 뒤 간신히 1승을 따내며 스윕을 면해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지난 4일 2이닝 8실점으로 생애 최악의 투구를 보였던 류현진도 3연전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12시30분 AT&T 파크에서 설욕에 나선다.

손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