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만 만나면 작아지는 다저스

3ebf3affeec97f0e510f6a7067009c0d역시 라이벌전다운 명승부가 펼쳐졌다. 경기 내내 ‘Beat LA’를 목청껏 외쳤던 4만여 팬들은 마치 월드시리즈 정상을 탈환이라도 한 듯 끝내기 안타를 때린 헥터 산체스의 이름을 연호했다. 15일 오후 7시20분에 시작된 경기는 자정을 넘겨 12시16분이 되서야 승부가 판가름 났다.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다시 짝수해를 맞아 월드시리즈 정상을 노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LA 다저스가 연장 12회말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불펜 싸움에서 밀렸다. 다저스의 마무리 켈리 잰슨은 벌써 올 시즌 두 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2-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잰슨은 산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그러나 앙헬 파간이 친 투수앞 땅볼 타구가 굴절되며 내야 안타로 연결돼 불길한 기운이 감지됐다. 이어 브랜든 벨트가 밀어친 날카로운 타구가 3루쪽으로 향했다. 수비가 좋기로 명성이 자자한 후안 유리베가 손을 쓸 틈도 없이 좌측 선상을 타고 흘러가자 번개처럼 질주한 파간이 홈을 밟아 2-2 동점을 만들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흔한 야구 격언은 연장 12회에 들어맞았다. 다저스는 1사 후 핸리 라메레스가 2루타를 때린 후 최근 절정의 타격 감각을 뽐내고 있는 아드리안 곤잘레스가 고의 4구로 출루했다. 하지만 5번 야시엘 푸이그가 우익수 뜬 공, 6번 안드레 이디어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다시 앞서나갈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어진 수비에서 다저스는 브랜든 리그를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리그는 2사 2루에서 폭투를 저질러 브랜든 크로포드가 3루를 밟았다. 후속 타자 산체스의 친 공은 다저스 2루수 저스틴 터너의 글러브를 튕기며 중견수 쪽으로 빠져나가는 끝내기 안타가 됐다. 팀의 간판 스타 버스터 포지에 밀려 이날도 연장 10회부터 경기에 나섰지만 산체스는 개인 통산 4번째로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려 AT&T 파크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다저스 선발로 나선 조시 베켓은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불펜진 난조로 시즌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다저스와 자이언츠는 시즌 전적 9승6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선두로 나섰다. 하지만 애리조나 디백스에게 5전 전승을 거둔 것과는 달리 다저스는 자이언츠와의 대결에서 1승3패로 열세를 보였다.

손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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