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자화상…외롭고, 정부는 믿지못하고, 만족도는 낮고, 자살률은 높아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뭉쳐야 산다고 외쳤던 한국인들이지만 어느 누구보다 외롭다. 정부에 대한 불신은 물론 사람을 믿기 힘들다고 답했고, 낮은 삶의 만족도는 높은 자살률로 표출됐다.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한 해동안 일하는 시간은 2000시간을 웃돌면서 여전히 피곤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22일 통계청이 새로 구축한 ‘국가주요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적 고립도는 20.2%로 경제협력개발개구(OECD) 평균 8.9%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사회적 고립도는 힘든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이다. OECD의 다른 국가나 평균과 비교해 보아도 우리 사회는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했다.

우리가 10명 중 2명(20%)은 응급상황에서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느낀 반면 스웨덴의 경우 3.8%에 불과했다. 고립도가 OECD 평균보다 높다는 일본도 10.3%로 우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우리는 정신적인 부분보다 물질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고립도가 높았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급하게 돈을 빌릴 사람이 없다고 했고, 연령이 올라갈수록 고립도도 심해졌다.

한국인은 사법체계와 중앙정부 등 사회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깊었다. 사법체계와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각각 31.8%, 32.4%로 OECD 주요국들이 대부분 50%를 넘긴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믿을만 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한국인은 26%였다. OECD 평균은 33%며, 가장 높은 국가는 60%를 기록한 덴마크였다. 결국 한국인은 사회시스템도, 사회구성원도 모두 믿기 힘든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삶의 만족도도 높지 않았다. 10점 만점으로 볼때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6.1점으로 일본과 같았다. OECD 평균은 6.7점이며, 영국, 미국 , 호주 등은 모두 7점 이상이었다.

낮은 삶의 만족도는 높은 자살률로 나타났다. 특히 이전부터 세계 최고를 기록하던 자살률이었지만 수치는 최근 몇년새 더 높아졌다. 한국의 자살률은 지난 2004년 29.5%에서 2010년 33.5%로 5%포인트나 증가했다. 반면 영국과 독일은 각각 6.7%, 10.8%에 머물렀고, 자살률이 높았던 일본은 2004년 21.9%에서 21.2%로 소폭 낮아졌다.

근로시간은 여전히 세계 최장 수준이다. 2012년 기준 연간 임금근로자의 일하는 시간은 2092시간으로 차순위인 미국보다도 294시간이 많았다. 한국인은 미국인보다 매주 6시간 가량 일을 더 한다는 얘기다. OECD 국가 중 근로시간이 적은 독일과는 무려 775시간이나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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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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