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 현장&데이터 - 부산시장> ‘초박빙 지지율’ 격랑 이는 부산 민심, 후보들 막판 총력전 예고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6ㆍ4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새누리당 텃밭으로 여겨왔던 부산지역 시장선거가 한치 앞을 구분하기 힘든 ‘안갯속’ 상황이다.

선거일을 이틀 앞둔 2일 부산에서는 그야말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역대 부산시장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박빙의 지지율이 선거 막판까지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부산 출신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와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의 사퇴로 부산 표심이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다.

부산의 최대 번화가인 서면교차로. 길가에 멈춰선 시민들 중 몇몇이 출근 길을 미룬 채, 격론을 벌이고 있었다.

“우리가 남이가, 부산이 밀리면 끝이다 아이가?”, “우리는 언제까지 시다바리(したばたらき:남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 시타바타라키란 일본어에서 유래)만 할낀데?”

이처럼 최근들어 부산지역 곳곳에선 자신이 지지하는 시장후보를 두고 갈등을 빚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같은 초접전 양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공표시한까지 각 언론에서 발표한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접전 양상이다.

국제신문이 리서치기관에 의뢰해 지난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서 후보의 지지율은 40.1%, 오 후보는 43.0%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동아일보가 같은 기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서 후보와 오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40.2%와 41.0%로 조사됐다. 또 한국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서 후보의 지지율은 39.3%, 오 후보는 42.3%로 집계됐다. 조선일보도는 서 후보가 35.7%를, 오 후보가 38%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이외에도 부산일보와 한겨례ㆍMBCㆍS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 후보가 다소 앞선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중앙일보와 종편 MBN, 부산지역 공중파 방송3사의 공동 여론조사 등에서는 서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조사됐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앞서 지난 22~26일 부산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난 20일 조사때 38.0%로 동률을 나타냈던 서병수 후보가는 42.5%를 얻어 32.6%에 그친 오거돈 무소속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앞섰다. 공중파 방송3사가 지난 17~19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서 후보가 39.6%, 오 후보가 34.2%로 5.4% 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처럼 부산시장 선거판세가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흑색선전과 고소 고발도 난무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오 후보측이다. 선거초반 터져나온 서 후보 전 보좌관의 원전비리 수뢰사건 의혹을 부산판 워트게이트 사건으로 규정하고 ‘원전비리 수뢰사건 4대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오 후보의 공세에 서 후보도 강공으로 맞받았다. 서 후보측은 인터넷 언론에서 처음 제기된 오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대필 의혹으로 확대 제기하고 “논문 표절 의혹이 대필로 판정난다면 이는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오 후보의 양심선언과 논문 공동검증단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측 선거캠프는 막판 ‘정책 대결’에도 힘쏟고 있다. 오 후보는 청년이 떠나지 않는 부산을 만들기 위해 청년일자리육성 관련 2대 목표와 주요공약 8개를 발표했다. 오 후보는 2일 “젊은이들이 부산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며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부산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서 후보 역시 부산을 바꾸는 4대 희망, 12대 분야, 60개 세부공약을 담은 ‘부산혁신 비전’을 발표했다. 서 후보는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통해 임기 중에 20만 개의 좋은 일자리를 반드시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결과에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응답을 보류한 20% 내외의 ‘유보 표’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여론 조사를 통해 새누리당 지지자의 21.9%가 오 후보를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응답을 유보한 새누리당 지지 유권자들이 얼마만큼 오 후보를 선택하느냐가 당락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막바지 부산시장 선거를 공성전(攻城戰)에 비유하기도 한다. 남은 기간 서 후보가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층을 재결집시키며 수성할 것인지, 아니면 오 후보가 여권 지지층을 최대한 흡수해 성을 빼앗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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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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