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한국 마사회, 수익금 나눠먹기 ‘극심’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한국마사회가 직원들에게 각종 수당과 복리비를 중복해 지급하는 등 방만경영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한국마사회와 강원랜드 등 5개 공공기관에 대해 수익금 집행 및 관리 실태를 감사, 그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2010∼2012년 직원 근속연수에 따라 기본급 외에 1인당 평균 608만원의 수당을 매년 지급하면서도 별도로 9억원의 예산을 편성, 장기근속자에게 평균 200만원 상당의 순금 기념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사회는 또 건강검진 등을 위해 사내복지기금에서 1인 평균 400만원을 지급하면서도 예산에서 6억6000만원을 따로 편성, 직원 가족의 건강검진비까지 지급했다.

마사회 직원들이 대학생 자녀들의 학자금을 부당하게 중복지원받은 사실도 적발됐다. 학자금 지원사업을 총괄한 한 간부는 2012년 2학기 자신의 대학생 아들이 휴학했음에도 1학기 성적표를 제시해 장학금 300만원을 지급받았고,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1학기 장학금 30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이런 사례를 포함해 마사회는 2011∼2013년 재단 등 외부기관에서 학자금을 지원받은 20명에게 26차례 걸쳐 5천600만원을 이중 지원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사내복지기금에서 자녀 학원비를 지원하고도 자녀의 스키캠프 참가비를 별도로 주는가 하면, 의무교육으로 별도의 학비지원이 필요없는 초·중등 자녀에 대해서도 1인당 평균 220만원을 지원한 사실이 지적됐다.

자녀가 없는 직원에 대한 수입 보충금 명목으로 매월 15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일괄 지급하는데 2년간 15억원의 복지기금을 써온 사실도 드러났다.

기부금을 경영상 이익을 위한 업무추진비 성격으로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해 1500만원을 경영평가 관련 학회에 기부하는 등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51개 단체에 총 6억3000만원을 기부한 것.

마사회는 아울러 승마보급 활성화 차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무료승마강습 대상에 2009년부터 지자체 공무원이나 정관계, 언론계, 학계 인사들을 포함시키면서 일반인 대상 강습을 유료로 전환하거나 무료강습 시행 사실을 숨겨왔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한국마사회 회장에게 부당하게 운영해 온 급여성 복리후생비 지급 제도를 개선하고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한편, 강원랜드는 2008년부터 추진해온 5개 지역연계 사업 중 ‘하이원엔터테인먼트 E-city’ 사업을 제외한 4개 사업이 타당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서도 그대로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9년부터 추진한 이 사업조차 지난해 8월말 기준으로 285억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랜드는 이와 함께 사내복지기금을 편법적 임금인상 수단으로 운용하다 지난 2010년 감사원의 지적을 받자 2012년에는 기존 복지기금에서 나가던 돈을 예산에서 배부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 돈이 8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HOOC 주요 기사]
[DATA LAB] ‘손안의 도서관’ 도 커진다
[WEEKEND] 파산않는 지자체, 버릇 잘못 들였다

why37@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