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랩] 이근호 선제골…4년 울분 한번에 날리다

4년 간 가슴에 담았던 울분을 한번에 날린 골이었다. 벼락같은 대포알슛이 골망을 흔든 순간, 그는 이제 더이상 ‘불운의 아이콘’이 아니었다.

홍명보호 ‘조커’ 이근호(29·상주)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에 첫 골을 안기며 16강 진출의 희망을 쏘아올렸다.

이근호는 18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러시아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후반 23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박주영 대신 교체출전한지 불과 12분 만이다.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는 정면으로 날라온 공을 펀칭으로 막으려 했지만 슈팅이 워낙 강했다. 공은 골키퍼의 손을 튕겨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비록 이날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다소 빛이 바라긴 했지만, 이근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천금같은 골이었다.

이근호에게 브라질월드컵은 생애 첫 꿈의 무대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마지막 순간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이근호는 당시 가장 유력한 월드컵 멤버였다.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처럼 빠른 스피드와 활발한 활동량으로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3골을 몰아넣으며 ‘허정무호 황태자’로 불렸다. 하지만 본선 직전 컨디션 난조로 최종 전훈지인 오스트리아에서 쓸쓸히 짐을 쌌다.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이근호는 이후 소속팀에서 맹활약,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등 재기에 성공했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2골)과 최종 예선(3골)에서 알토란 활약으로 한국 축구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큰 공을 세웠다.

박주영과 함께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A매치 출전(64경기)에 나선 고참 선수로 성장한 이근호는 A매치 득점(19골)도 박주영(24골)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팀내 유일한 ‘군인’ 답게 “경기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의 영광과 팀의 성공이 먼저다. 적으면 30분, 많으면 40분 정도를 뛰게 될 것 같은데 그 시간에 90분 뛰는 만큼의 체력을 쏟아붓겠다. 두 배 이상 뛰겠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인터뷰 때마다 “측면 뒷공간을 파고 들어야 한다” “촘촘한 수비를 잘 헤집어야 한다”며 자신의 역할을 수차례 강조한 이근호는 마침내 이날 교체투입과 동시에 전력을 쏟아부으며 스스로 한 약속을 지켰다.

이근호는 경기 후 “훈련할 때에 슈팅 감이 좋아서 자신있게 찼다. 자신감이 실려서 실력도 좋아지고 운이 따랐던 것같다”며 “오랫동안 꿈꿔 온 골이다. 기다려왔는데, 현실이 되니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근호는 “결과는 아쉽지만 내용은 좋았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해온 것을 지키면서 패스를 주무기 삼아 알제리전을 준비 잘해 꼭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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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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