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 카메룬, 일찍 집으로

보너스 문제 출국 늦췄던 카메룬 2패…협회·감독 마찰 알제리도 내분 격화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월드컵이란 큰 경기에서 내분은 결국 전력 누출을 부르고 서둘러 짐을 챙기는 결과로 이어진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갖가지 이유로 내홍을 겪은 팀들이 속속 짐을 챙기거나 그럴 운명을 맞고 있다.

보너스가 적다는 이유로 브라질행을 거부하며 3일간이나 자국 축구협회와 실랑이를 벌였던 카메룬. 19일(이하 한국시간)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A조 2차전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0-4로 대패하면서 지난 14일 멕시코전 0-1 패배에 이어 2전 전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국가 명예는 뒷전인 채 돈만 밝히는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짐을 싸게 됐다.

1패를 안은 상태에서 오는 22일 ‘전차 군단’ 최강 독일을 만나게 돼 사실상 사나흘의 ‘시한부‘ 신세가 된 가나. 이들도 머니 스캔들에 휩싸여 있다. 지난 17일 미국 전에서 패배한 뒤 SNS에서는 “약속된 보너스를 모두 받지 못해 불만을 품은 것이 허술한 경기력으로 연결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이어 18일에 예정된 기자회견이 예고 없이 연기되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간 항명 사태가 벌어졌다는 의혹까지 받았다.

스페인의 16강 탈락과 함께 ‘이베리아반도의 참사’로 통하는 포루투갈의 17일 독일전 패배도 팀내 불협화음과 관련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뭉치지 못하고 따로 놀았다. 그 결과 조직력과 점유율을 앞세운 독일에 0-4로 철저히 농락당했다는 것이다. 수비수 ‘깡패패’ 페페는 쓰러진 상대에게 박치기를 가하는 비열한 행동으로 퇴장 당하면서 아군의 심장에 대못을 박았다. 아픈 무릎을 끌고 나섰던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인터뷰할 사람은 따로 있다”며 그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굵직굵직한 대회 때마다 돈 문제로 잡음을 내 온 나이지리아는 이번에도 선수단 급여와 관련해 선수단이 자국 협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한국과 2차전을 벌일 알제리도 ‘독불장군’으로 통하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과 현지언론, 자국 협회간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벨기에와 첫 경기에서 1-2로 역전패 한 데 대해 알제리 언론은 할릴호지치 감독이 소극적 경기운영과 답 없는 용병술이 패인이라며 그를 도마 위에서 난도질하고 있다. 설상가상, “우리팀엔 아자르(벨기에) 같은 선수가 없다”고 맞받은 것은 소속 선수들을 비하하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번 월드컵 직전 자국 축구협회의 재계약 요청을 거부하는 등 협회와도 그다지 좋은 관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감독, 선수, 언론, 협회가 따로 노는 알제리의 내분 상황은 승점 사냥에 목 메 있는 홍명보호 대표팀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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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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