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월드컵] “16강행 가물가물하니…” 벨기에전은 길거리 응원→하우스파티

[헤럴드경제=민상식ㆍ박혜림 기자]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마지막 경기인 대한민국-벨기에전을 하루 앞둔 26일, 대학원생 유정욱(29) 씨는 중학교 동창 7명을 집으로 불러 함께 벨기에전을 시청키로 했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만나 집에서 술과 안주 등을 마련해 왁자지껄 파티를 즐기다 다음날 새벽 5시부터 텔레비전 앞에 앉겠다는 생각이다.

유 씨는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일지도 모르는 데 혼자 응원하는 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다같이 밤을 새 보려 한다”며 “어차피 내일이 주말이라 직장인 친구들도 피곤해도 참겠다며 함께 파티를 즐기기로 했다”고 했다.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월드컵 조별리그 H조와 속한 대한민국이 알제리와의 두번째 경기에서 2대 4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27일 벨기에전 때에는 길거리응원객이 줄고 집에서 삼삼오오 모여 응원하는, 유 씨 같은 ‘하우스파티’식 응원전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전이 한국시각으로 금요일 새벽에 열리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심리적으로 하우스파티에 대한 부담감이 적고, 승패를 떠나 사실상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를 즐기자는 분위기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형성된 분위기다.

경찰은 27일 벨기에전때 광화문, 영동대로 등 서울 지역 거리응원에 최대 3만명의 응원객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18일 러시아전 당시 서울 지역 거리응원객 3만6000명, 23일 알제리전때의 7만2000명에 비해 급격히 감소한 수치다.

앞서 벌어진 두차례 길거리응원에 참여했던 직장인 김승원(31ㆍ가명) 씨는 “알제리전때 보여준 대표팀의 경기력에 많은 축구팬이 실망감을 느꼈다”며 “이번에는 친구들 여럿이 집에 모여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대표팀 경기를 지켜보며 월드컵을 즐길 것”이라고 했다.

거리응원지를 경비하는 한 경찰 관계자 역시 “알제리전 당시 전반전에 3골을 내주자 응원객 3분의1 가량이 황급히 자리를 떴다”며 “현재 벨기에전에서 승리해도 자력으로는 16강 진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길거리응원객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현재 온라인 축구 카페 등에는 “길거리응원 보다는 집에서 보겠다”는 게시글이 수십건에 달한다. 한 누리꾼이 올린 “벨기에전은 어디서 관람할 거냐”는 질문에 이렇듯 ‘집’이라는 답변은 줄줄이 달렸다.

한 축구팬은 “알제리전에서 이겼으면 벨기에전때 거리응원을 나가려고 했는데, 졌기 때문에 집에서 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축구 팬들은 16강 진출여부와 상관없이 길거리응원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축구팬 이진영(28ㆍ가명ㆍ여) 씨는 “알제리전때 영동대로에 끝까지 남아 응원했다. 벨기에전에도 길거리응원에 참여해 마지막까지 축구를 즐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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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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