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헤럴드 지령 100호…사람 향기나는 이야기들

‘주간 헤럴드’가 지령 100호를 맞이했다. 지난 2012년 6월 22일 ‘루디헤럴드’라는 이름으로 창간호를 낸 지 2년 만이다.

오렌지카운티, 사우스베이, LA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행되던 ‘주간 헤럴드’는 현재 LA한인타운, 라스베가스, 샌디에고에 이르기까지 배포지역을 한껏 확장했다.

‘주간 헤럴드’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 사람 사는 이야기다. 100호를 발행하는 동안 ‘초대석’ ‘우리동네 명물’ ‘여성파워’ ‘삶과 신앙’ ‘화제인물’ 등 다양한 제목을 통해 만난 인터뷰이만 400명을 넘어선다. 7세 피아노 신동부터 94세의 할머니, 단돈 10달러가 필요한 노숙자와 연매출 1억 5천만 달러의 CEO,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인과 패배한 자, 취업을 위해 영화의 꿈을 접은 20대 은행원과 잊었던 꿈을 찾은 66세 신인가수도 있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는 그 자체로 아름다웠던 사람들, ‘주간 헤럴드’ 100호가 나오기까지의 주인공들이다.

부활

‘주간 헤럴드’가 만난 스타들

창간호에 만났던 OC출신 오디션 스타 매건 리는 아직도 종종 소식을 전해오는 ‘스윗 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마치고 가수의 꿈을 키울 기획사를 찾던 매건은 지난해 GOD 출신의 김태우가 소속되어 있는 ‘소울샵’과 계약, 지난달 1집 앨범을 내며 가수의 꿈을 이뤘다. TV를 통해 본 매건의 데뷔 무대는 한마디로 ‘원더풀’이었다.

USC 영화과 졸업작품인 동시에 칸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제작한 김영민감독의 단편영화 ‘룸731′에는 미국 TV시리즈 ‘멘탈리스트’의 팀 강과 한국 최고의 아역배우 김유정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 촬영현장에서 ‘주간 헤럴드’만의 단독인터뷰가 진행됐다. 촬영과 인터뷰는 물론 팬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는 두 스타의 모습이 흐뭇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축하 파티를 비롯해 골든그로브 시상식, 할리우드 유명인사들의 파티를 도맡아오던 세계적인 린넨 디자이너 영송 마틴(와일드플라워 대표)는 ‘주간헤럴드’를 통해 로컬 한인들에게 첫인사를 했다. 일과 삶에 대한 타고난 열정으로 매력이 넘치는 그녀는 이후 각종 세미나와 포럼의 초청강사 0순위가 됐다고.

●’주간 헤럴드’만의 반전 인터뷰

앵커들

조혜영

철의 여인들쯤으로 인식되는 3인의 여성행장, 조혜영(태평양 은행), 조앤 김(cbb은행), 민 김(오픈뱅크)행장의 인터뷰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치열한 은행권에서 여성으로서 최고 자리에 오르기까지 일에 대한 열정과 아내, 엄마, 여자로서의 모습까지 솔직히 보여준 그녀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LA한인커뮤니티의 방송뉴스에서 가장 친숙한 3인의 앵커, 라디오코리아 이현주 아나운서, 안성일 앵커, LA18 프라임 뉴스 송민정 아나운서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언론 인터뷰가 최초였다는 것 또한 의외였다. 뉴스 데스크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보였던 그들의 첫 인터뷰는 유쾌함 그 자체였다.그에 앞서 라디오코리아 최영호 부회장이 설암으로 작고한 친형 최인호 작가에 대한 추억도 커버스토리를 장식, 타운에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어느날 갑자기 라디오 방송에서 사라진 LA의 인기 방송인 박광해씨의 근황도 반가움을 더했다. 세탁업에 전념하며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의 변신에 많은 한인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미셸 스틸 박과 영 김은 늘 한인 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여성정치인이다. 하지만 늘 그녀들의 남편이 궁금했다. 아내와 함께 이렇게 로맨틱한 인터뷰는 처음이었다는 션 스틸 변호사와 찰스 김 아이캔 대표. 그들은 과연 ‘외조의 제왕’들이었다.

우리동네 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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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7개의 대형 수조를 갖추고 관상어 기르기와 아쿠아스케이프 라는 이색취미를 가졌던 랜디 박씨(41. 라미라다). 하루 평균 3시간을 꼬박 수조에 투자할 정도로 관상어와 수조 꾸미기를 좋아하는 박씨는 OC지역 지진이 났을 때에도 어항걱정부터 했다는 후문이다.지난해 10월 열린 ‘OC한인축제’에서 주간헤럴드가 주최한 ‘동안몸짱대회’에는 한인사회 내로라하는 명물들이 대거 등장했다. 가든그로브에서 미용실을 경영하고 있는 린다 최씨는 42살인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깜찍한 미모와 팡팡 튀는 매력으로 관중들을 사로잡은 결과, 대상인 한국행 왕복항공권을 거머쥐었다. 최고령 참가자인 오세봉씨도 큰 인기를 모았다. 가발업체 ‘H’사의 미주지역 광고모델로 활약했던 오씨는 팔순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영, 골프로 다져진 단단한 근육과 남다른 패션감각을 뽐냈다.

정치사를 다시 쓰는 한인정치인들

영김&미셸박

지난 6월 3일 있었던 예비선거에서는 주간헤럴드 ‘여성파워 시리즈’ (2013년 1월)을 통해 소개됐던 여성 정치인들이 모두 결선 행, 또는 당선되는 쾌거를 이뤘다.당시 20년 베테랑 검사로 소개되었던 앤 박 LA카운티 검사는 캘리포니아주 판사에 당선되어 임명을 앞두고 있으며 OC수퍼바이저에 출마한 미셸 박 스틸 후보와 영 김 후보도 모두 1위로 오는 11월 본선거를 치르게 된다. 또한 지난 2012년 최연소 한인 시의원에 당선되어 화제를 모았던 라팔마 피터 김 시의원은 현재 라팔마 부시장이 되어 있으며 세리토스 ABC교육구 교육위원에 재도전했던 유수연 후보는 가뿐하게 당선, 현재 교육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역시 2년 전, 강석희 전 시장에 이어 어바인의 2대 한인시장으로 당선됐던 최석호 어바인 시장은 오는 11월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한인 꿈나무들

“꿈만 같았던 시간, 영화현장에서 꼭 다시 만나자던 벤 에플렉의 말이 내 인생의 목표가 되었어요”

지난해 2월 제 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유망주’로 선정, 시상 도우미로 무대에 올랐던 고혜린(20. 보스톤 에머슨 칼리지 영화과)양이 남긴 말이다. 고혜린양이 오스카를 위해 할리우드에 머무는 동안 주간헤럴드가 유일하게 인터뷰에 성공했고 혜린양은 시상식 직후 귀한 직찍 사진을 보내주는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부산광역시에 본교를 둔 동서대학교(총장 장제국)가 공식 후원자로 나서 화제가 되었던 골프 꿈나무 자넷 여양(17. 노터데임 고교), 피아노 입문 2년 만에 ‘SYMF(Southwestern Youth Music Festival)’ 어린이 오픈 솔로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7세 피아노 신동 루시 김양, 미국 사격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한인 청소년 사격팀 ‘브릿지 주니어 사격팀’ 등을 기억하자. 이들이 이룬 꿈들이 신문 1면을 장식할 때가 있을 테니 말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꽃할배들

은퇴는 고사하고 여전히 삶의 현장에서 귀한 땀을 흘리고 있는 4인이 주인공이었던 남가주 ‘꽃보다 할배’는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LA, 샌디에고, 라스베가스 ‘꽃할배’는 왜 없냐는 즐거운 항의 가운데 2편 ‘OC한인회 꽃보다 누님’ 편이 이어지기도 했다. ‘꽃누님’ 편에서는 어머니로 아내로 힘든 이민생활 가운데서도 봉사하는 삶을 실천해온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외아들을 잃고 아프리카로 떠난 양수경 선교사는 오지마을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되어 돌아왔다. ‘주간 헤럴드’를 통해 양수경 선교사의 사연을 알게 된 OC지역 사업가 캐더린 김씨는 학교의 책상 구입비와 우물공사비 1만 달러를 쾌척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삶을 돌아보게 한 감동의 주인공들

이지선

4번의 암을 이겨내고도 다시 죽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던 기적의 소녀 제니(18호), 한국 입양아 출신의 미 우주항공국 수석 연구원 스티븐 모리스씨와의 인터뷰(20호)는 내내 함께 눈물을 흘려야 했다. 2012년 10월 유방암과 폐암 재발로 힘겨운 사투를 벌이며 기도를 부탁했던 제니는 결국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암 투병 중에도 자신과 같은 소아암, 난치병 아이들을 위한 의사를 꿈꾸며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던 제니의 모습은 영원히 우리에게 기억될 것이다. 미국 양부모의 극진한 사랑으로 자신의 인생이 풍성했다고 고백한 스티븐 모리스씨는 그 또한 2명의 아들을 입양해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시 전하고 있다. ‘사랑해 지선아’의 저자 이지선씨도 한국의 인기 TV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후 ‘주간헤럴드’가 단독 인터뷰했다. 이지선씨는 힐링캠프에 출연하게 된 뒷이야기와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행복’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주간 헤럴드’가 만든 스타들

제시카

‘주간 헤럴드’가 만든 스타는 뭐니뭐니해도 ‘아이러브 K타운’의 제시카 라이킨스다. 할리웃 여배우와 한국어 교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 사랑스러운 백인 여성은 지난 6개월 간 한인타운 구석구석을 탐방하며 ‘한류’에 앞장섰다.최근에는 부에나 팍 경찰서의 한국어 교사로 초빙되는가 하면 미주와 한국 매스컴에 연달아 소개되면서 전국구 스타로 발돋음 하고 있다. 8월에 엄마가 될 예정인 제시카는 아무래도 아기가 복덩이 같다며 행복해 한다.고된 이민생활 끝에 가수의 꿈을 이룬 케니 김(66. 샌디에고)씨도 이제는 로컬의 스타가 되어 각종 행사에 초대가수로 인기가 높다. 지난 5월 있었던 김종서 라이브 공연에도 오프닝 무대를 선보이며 아줌마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하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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