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깃든 땅, 옴마니 받메홈의 티벳(4)-코다리(Kodari)

IMG_5658
네팔의 국경도시 코다리에서 한 아낙네가 아기를 무동 태우고 걷고 있다.

카투만두를 떠나 4번째 검문소를 지나고 드디어 중국과의 국경이 있는 네팔의 마지막 도시 코다리(Kodari)에 도착했다.

코다리 출국 사무소에서는 198달러를 내고 받은 티벳 입국 비자를 확인한 후 우정의 다리(friendship bridge)로 향한 철문을 열어주어 통과하므로 며칠동안 머물렀던 신들과 함께 사는 나마스테의 나라 네팔을 떠났다.

중국 입국 수속을 해야 하는데 짐 때문에 걱정하였지만 짐을 중국까지 운반하여주는 네팔 짐꾼을 3명 고용하여 함께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유일한 길인 우정의 다리(friendship bridge)를 건넜다. 참고로 이곳에는 짐을 날라주는 포터들이 있어 그들의 도움을 받을수 있다.

그리고는 다시 중국 세관에 들러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니 족히 두 세 시간은 걸린 것 같다. 드디어 티벳에 들어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아직까지는 별 증상을 느낄수 없지만 앞으로 다가올 막연한 고산증의 두려움이 나를 엄습한다.

IMG_5700

장무는 인구 약 5,000명이 사는 국경 도시로서 산이 높은 히말라야 산 속에 있는 도시이다. ⅓

해발 9,000피트로 성도 라사(Lhasa)에서 750키로 남쪽에 있으며 아열대 기후로 중국과 네팔을 오가는 모든 차량들과 사람들이 꼭 거쳐야하는 국경 도시이다.

인구 분포는 ⅓이 티벳인,⅓이 한족 그리고 ⅓이 네팔인으로 이 세나라의 글 외에 영어까지 간판에 써놓아 국경 도시임을 실감나게 한다.

산이 높다보니 집들도 완전히 산의 급경사에 맞춰 길에서 보면 1~3층이지만 길밑으로 또 3~4층이 연결되어 있어 마치 고층 건물이 산에 매미처럼 붙어 있는 듯하다.

국경으로 연결되는 한 개 밖에 없는 길을 사이로 양쪽에 집들이 쭉 늘어져 지어져 있다. 숲속 여기 저기 높은 곳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의 시원한 물줄기 소리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껑충거리며 뛰어다니는 원숭이들의 찍찍대는 소리, 뻐꾹새의 경쾌한 노랫가락은 온 종일 울퉁불퉁 비포장한 도로에 시달린 심신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티벳에 있을 동안 함께 다닐 안내인 텐진(Tenzin)이 에베레스트 베이스 켐프(E.B.C)에 들어갈 허락서를 받으러 간 동안 길이 하나밖에 없어 길 잃어버릴 염려가 전혀없는 장무 시내의 지그재그로 만든 길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국경의 도시,깊은 히말라야 산속의 도시,운무에 쌓인 신비의 도시를 섭렵하기에 바빴다.

지금부터는 마늘 수프를 많이 먹어야 하는데….

너무나 사람이 되고 싶어하던 한마리의 곰과 한마리의 범이 옥황상제가 시키는대로 굴속에서 100일동안 신령한 쑥과 마늘 20쪽만 먹으며 햇빛을 보지말고 살라는 명을 받고 그리하다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튀어나온 범은 범으로의 생애를 살았지만 참고 견디어 드디어 여자으로 변신한 곰에 얽힌 단군신화를 우리는 익히 알고있다.

그런데 나는 곰이 아닌 여자로서 마늘을 먹기 시작했으니 무엇으로 변신이 될까? 마늘 냄새 퐁퐁거리는 할머니(stinky garlic grandma)? 아니면 옥황상제의 시녀? 어쨌든 간에 다행히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까지나 잘 가게 되었으면 좋겠다.

IMG_5654
히말라야에서 내려온 폭포수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필자

식당에 들어가서 마늘 수프를 주문하니 야채 수프 한 그릇에 마늘이 가득 담긴 조그만 종지가 함께 나온다. 마늘을 몽땅 수프에 넣고 휘져어 보지만 마늘 으깬 모양이 고스란히 보이니 차마 씹어 먹을 수가 없어 그냥 꿀꺽 꿀꺽 삼켜 버렸다.

이런 식으로 마늘을 먹다보면 티벳을 여행하는 열흘 동안 먹는 마늘이 일년 내내 집에서 먹는 마늘의 양보다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호텔로 돌아 오는길에 어쩌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은 빗방울인지 구름 뭉치인지….저녁 식사 후 침대에 누워 아련히 들려오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의 수렁으로 빠져 들어갔다.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한 밤중인 새벽 2시였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칠흑 같이 어두운 밤 하늘에는 별이 한개도 보이지 않고 산골짝에 빤짝이는 불빛만 보인다.

빗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어 보니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고 훈훈한 바람만 지나간다. 빗 소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호텔 아래 있는 계곡을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였던 것이다. 내일부터 전개될 고산증과의 전쟁을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위해 다시 눈을 감았다. 오랫동안 꿈속에서 그려왔던 히말라야 산 속의 첫날밤은 무척이나 길었다. 그리고 푸근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