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ㆍ샴페인…맥주의 무한변신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크래프트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맥주 소비량이 감소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맥주 ’본가‘인 독일의 경우 1인당 맥주 소비량은 연간 107ℓ(2013년 기준)로, 20년 전보다 30ℓ 이상 줄었다. 크래프트 맥주는 맥주 소비자들의 관심을 잡아두기 위한 다변화 전략인 셈이다. 세계의 이색 맥주를 보면 남성 중심의 맥주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함께 즐기는 맥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독일 ‘샴페인 맥주’=독일에서는 하이힐을 신은 여성을 위한 샴페인 맥주가 눈길을 끌고 있다. 맥주하면 남성들이 벌컥벌컥 마시는 인상이 강하지만 와인처럼 맛과 향기를 즐길 수 있는 여성용 맥주를 위해 고안됐다.

샴페인 맥주 ‘호라 디 비어피’를 창조한 것도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 양조계의 여성 후계자들이다. 이들은 ‘호라 디 비어피’를 만들기 위해 샴페인 양조에 사용되는 효모와 비타 오렌지향을 내는 홉, 가열을 통해 카라멜 향을 내는 맥아를 엄선했다. 단맛이 나고 꽃향기가 느껴진다. 병도 일반 맥주병이 아닌 샹페인 병에 담아 로맨틱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독일 최대 맥주회사인 에딩거는 국내 맥주 소비가 침체하자 ‘독일제’로 무장한 맥주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독일 국기를 모티브로 한 선명한 검정, 빨강, 노랑색이 돋보인 캔 맥주는 지난 여름 중국의 대형마트에서 팔리기 시작했다. 분유 파동 등 식재료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에 ‘맥주 순수령’을 고수하고 있는 독일의 강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맥주 순수령’이란 1561년 바이에른 공작 빌헬름 4세가 맥주의 원료를 보리(맥아)와 홉, 물에 한정한 것을 말한다. 이후 효모가 추가돼 독일 맥주는 ’보리 홉 효모 물‘ 4가지로만 만들어진다. 다른 나라에서는 옥수수나 쌀, 과일, 허브, 꿀 등을 첨가하지만 독일은 순수령을 고수하며 재료를 다양하게 가공하고 새로운 발효 공법을 개발해 깊고 풍부한 다양한 맥주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 ‘호박맥주’=미국의 가을은 ‘호박맥주’ 시즌이다. 10월 31일 할로윈데이가 다가오면서 대형 호박으로 만든 호박맥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USA투데이는 “호박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 맥주의 상위 분류가 됐다”며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박맥주는 전형적인 어메리칸스타일 에일맥주다. 정착민들이 정원의 호박이나 옥수수 등을 이용해 만든 계절용 맥주에서 유래했다. 알콜 도수는 5~8%대로 과일향이나 계피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저렴해 12온스 6팩에 10달러(1만원)선이다. 


▶일본 ‘어린이 맥주’=일본에는 2000년대 중반부터 무알콜 어린이용 맥주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잔에 따르면 거품이 일고, 색깔도 황금빛으로 부모가 마시는 맥주와 유사하다. 맛은 새콤달콤한 쥬스 맛이다.

아이들 건강에 좋은 DHA성분까지 함유해 제품별 경쟁이 치열하다. 생맥주 맛을 살리기 위해 거품을 2배 강화한 어린이 맥주도 출시됐다. 가격은 330㎖ 1병에 140엔(1400원).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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