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의류업계 보너스 크게 축소…연말 타운경기 직격탄

한인의류업계 연말 보너스 반토막…한인 소매 업계 울상
의류도매상권2
한인의류업계가 올해 연이어 터진 대형 악재들로 인해 연말 보너스 수준을 크게 줄이고 있다. 사진은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의 의류 도매상가.

연말 한인타운 소비 경기의 중심축인 LA다운타운 한인 의류업계 종사자들의 씀씀이가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호경기 시절 이 지역 종사들에게 연말 보너스로 풀렸던 돈은 4000만~5000만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의 여파로 해마다 그 규모가 줄어 올해는 1500만~20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한인타운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한인 의류업계의 보너스는 2000여개에 달하는 의류 업체들의 직원 규모나 근무 기간, 기여도 등에 따라 다소 차이를 두고는 있지만 보편적으로 모든 직원들에게 지급돼왔다. 호황 시절에는 많게는 2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비용을 보너스로 후하게 준 적도 있지만 오랜 불황으로 그 규모는 해마다 줄어 이제는 1주일치 급여 수준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단순 업무 담당자는 500~1000달러선. 디자인을 비롯한 전문직은 1000~2000달러 수준의 보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0여개에 달하는 한인 의류업체의 한인 종사자수는 2만명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제품 개발에 필요한 디자이너, 패턴사, 마킹&그래이딩, 샘플메이커와 회계, 물류, 세일즈, 생산 관리 등 본사 인력과 함께 쇼룸에서 직접 판매에 투입되는 인력만 해도 최소 10명의 직원이 있다. 여기에 배송과 창고 관리 등 단순 반복 업무 담당자까지 더하면 한 업체당 평균적으로 13~15명이 일한다. 1주일치의 급여만 보너스로 계산해도 업체당 1만 달러 가량의 비용이 나가야 한다. 2000개 업체로 늘리면 그 규모는 2000만 달러까지 늘게 된다. 이는 웬만한 한인 대형 그로서리 마켓 1개 매장의 연간 매출 규모다.

2000만 달러 안팎에 달하는 보너스 규모 중 한인타운 소매 업계에 풀리는 금액은 대략 1000만 달러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의류업계의 보너스는 호황기에 비해서는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소매 업체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식당, 선물 및 생활용품 판매점 등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한인타운 소매상들에 따르면 12월 한달간 1년 전체 매출 중 20%에서 많게는 30%까지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마다 보너스 봉투가 가벼워지는 탓에 식당이나 술집, 관광업체들은 예년보다 크게 감소한 연말 손님으로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LA한인타운 식당업계에 따르면 연말 10~30명에 달했던 다운타운 의류업체들의 단체 회식 예약률이 올해 30%이상 감소했다. 관광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2~3년전까지 성행하던 의류업체들의 연말 단체여행 예약이 올해는 거의 없다고 한다.

한 식당 업주는 “지난 9월 의류업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합동 단속 이후 고객이 크게 줄어든 데 이어 10월 현금매출 보고 규정 강화 이후 의류업체 종사자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라며 “예년에 비해 크게 냉각된 의류업계 경기 상황을 봤을 때 연말 상황도 썩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걱정스럽다”라고 한숨지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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