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의 생선이야기] 곰피

곰피

요즘 필자는 남도 겨울바다의 향기에 푹 빠져 살고 있다. 매주 목요일이면 항공편으로 들어오는 생파래,미역 ,톳,모자반,매생이에 이어 곰피(쇠미역)까지 들어오고 염장으로 다시마,꼬시래기,줄기미역까지 펼쳐 놓으니 마치 남도의 해초밭을 옮겨 놓은 듯하다. 더욱 반가운 것은 소비자들이 해조류의 의미를 간편한 밑반찬에서 건강을 위한 웰빙식품으로 인식을 하기 시작한 듯 해서 한없이 기쁘다.

해조류가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해조류 소비 왕국인 일본이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란 사실에서 증명되는데 특히 장수촌인 일본 오끼나와현 주민들의 다시마 소비량은 일본 전국 평균치의 1.5~2배에 달한다. 연간 해조류 섭취량이 1인당 약 5k인 우리나라도 평균 수명이 80세에 이르고 있다. 10여년전 생파래,톳을 처음 들여올 당시만 해도 항공료 부담으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애를 먹었는데 이젠 목요일 오후 항공화물 도착시간이 되면 신선한 해초를 찾는 고객들로 붐비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봄철이 되면 중국에서 날아 오는 황사를 비롯한 미세먼지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미세먼지가 기관지에 들어가면 이를 배출하기 위해 섬모운동이 일어난다. 이때 섬모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선 점액성분이 필요한데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는 사람의 대부분이 건조한 점막으로 인하여 섬모운동 기능이 떨어진다. 따라서 점액성분이 풍부한 해조류를 섭취해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고 봄철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인 동의보감과 중국의 대표적 의학서인 본초강목 ,초학기 등에는 각종 해조류의 효능과 우수성을 기록하고 있는데 초학기에는 “고려사람은 새끼를 낳은 고래가 미역을 먹어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인다 ” 고 기록하고 있으며, 진시황본기에는 중국황제 진시황이 불로초 원정대를 보내 불로초를 구하도록 했는데 고조선에서 다시마를 구해 돌아갔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처움으로 완도에서 국제해조류박람회를 열어 해조류시식회및 각종 해조류 관련 자료를 전시하며 국민들에게 해조류의 중요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올해는 필자도 꼭 방문하여 더 좋은 정보를 우리 미주 동포들에게 전할 것을 약속 드린다. 갈조식물 다시마목 미역과의 다년생 해조류인 곰피는 한국 동해안의 특산물로 간조선보다 깊은 바다 밑의 바위 등에 붙어 서식을 하며 직접 바다에 잠수하여 체취하거나 해안가에 밀려온 것을 건져내는 방식으로 체취하는데 2002년도부터 인공종묘생산에 성공하였다.

수산과학원은 여름 고수온기 전복 양식업계의 먹이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2006년 부터 새로운 해조류 양식품종 개발에 착수해 2년만에 곰피 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는데, 양식다시마와 미역 생산량이 늘고 있지만 여름 수온 상승기에는 끝녹음 현상으로 생산량이 크게 떨어져 매년 8~11월에는 전복먹이 해조류가 크게 부족하다고 한다. 곰피 양식을 통해 전복 먹이 부족도 해결하고 남해안 바다숲 조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곰피는 다시마와 미역을 합친 것처럼 생겼으며 미역과 비슷하지만 표면에 구멍이 송송나 있고 다시마와 비슷하지만 식감이 좀더 아삭거린다. 식감을 살리려면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이 최선인데 미역과 다시마에서 맛볼 수 없었던 오묘함이 느껴진다.

부경대학교 김형락교수는 곰피에 대한 행리활성물질 프로파일을 처움으로 구축한 결과 곰피는 골관절염 치료에 도움을 주는 항염증과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항산화 활성이 강한 9종의 “플로로탄닌” 을 분리하여 “플로로퓨코퓨로엑콜A.B” 그리고

“947-B”라는 성분이 강한 항염증 활성을 나타낸다 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곰피에 함유된 플로로탄닌인 “엑콜”의 간 기능 개선효과가

뛰어나다는 점도 밝혀냈다. 해조류에서 섭취할 수 있는 중요한 영양성분은 무기질과 섬유질인데 곰피에는 식이 섬유소인 복합다당류,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알카리성 식품으로 꼽힌다. 신라대 식품영양학과 김미정 교수는 “해조류는 대체로 지질을 소량 함유하고 있는데 곰피와 다시마에는 지질함량도 상당하다 ” 면서 “특히 요오드 성분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나 갱년기 여성에게 아주 유익하고 방사능 해독에도 도움이 된다” 고 설명했다.

곰피의 효능은 세포의 손상을 일으키는 아질산염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주고 항균 및 항돌연변이 효과도 갖고 있다, 혈액의 중성지방 및 총콜레스테롤 수준을 저하시키고 유익한 콜레스테롤을 높인다.김교수는 “곰피에서 분리한 “플로로글루시놀”성분은 간 독성을 일으키는 약물인 이세트이미노펜의 배출을 촉진함으로써 간 기능을 개선시켜준다 ” 고 밝혔다.

해마다 이맘 때만 되면 곰피를 찾는 청주에 사는 지인은 곰피쌈,무침,국으로 매일 매일이 행복하다며 레시피에 사진까지 보내며 자랑을 하는데 쌉싸름 하며 바다향이 그득한 곰피쌈을 싸 먹으며 가족들의 봄철 건강을 챙겨주자.

김민기/한남체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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